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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되돌릴수 없는 선택

사랑, 되돌릴수 없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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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한 번의 사고로, 임유정과 우태민은 부부가 되었다. 그녀는 실종된 운씨 집안의 아가씨로, 수많은 재능을 가진 거물이 었다. 그는 경성 우씨 가문에서 가장 돈이 많고 막강한 권력을 가진 남자였지만,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었다. 3년 동안 임유정은 의술로 그를 치료했고, 차차 마음도 흔들리게 되었다. 그러나 첫사랑이 귀국했을 때, 우태민은 그녀에게 주저없이 이혼 합의서를 내밀었다. 임유정은 우태민이 그녀에게 있어 걸림돌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고 과감하게 거기에 사인한 뒤, 사업에 뛰어들었다. 드디어 그녀의 숨겨진 많은 재능들이 드러나면서 모두의 부러움을 사게 되었다. 나중에, 마음을 고쳐먹은 우태민은 그녀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그녀의 옷자락을 꼭 잡으며 간절하게 애원했다. "달아, 나하고 다시 시작할수 있을까?" 그는 마침내 자신이 추구하는 것이 사실 달빛처럼 밝은 달이 였음을 깨달았다.

제1화 이제 이 결혼을 끝낼 때가 됐다

소박하게 꾸며졌지만 은은한 고급스러움이 풍기는 침실 안에는, 여자의 숨죽인 신음소리와 남자의 거친 숨소리가 가득했다.

임유정은 침대에 엎드린 채, 두 손으로 실크 시트를 꽉 움켜쥐고 점점 더 거칠어지는 남자의 움직임을 받아내고 있었다.

남자의 한 손은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고 있었고, 다른 한 손은 그녀의 손을 침대에 고정한 채, 한 달간의 출장으로 쌓인 욕망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었다.

임유정은 입술을 질끈 깨물며 억눌린 신음을 터뜨렸고, 남자는 마지막으로 강하게 밀어 넣으며 억눌러왔던 열기를 모두 쏟아냈다.

두 사람은 서로를 꼭 끌어안은 채, 절정의 여운을 가라앉히고 있었다.

"태민아, 할아버지께서 또 우리더러 아이 가지라고 재촉하셨어." 임유정은 어둠 속에서 그의 손가락을 꼭 잡으며 속삭였다. 그녀의 부드럽고 다정한 목소리엔 아직 식지 않은 온기가 서려 있었다.

그의 뜨거운 숨결이 임유정의 귓가에 닿았고 등줄기를 따라 소름이 오싹 돋았다.

"아이?" 우태민은 되묻더니, 장난기 섞인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 내렸다.

그가 즉시 거절하지 않은 것을 느낀 임유정의 마음 한편에 희미한 희망이 피어올랐다. "응. 난 아직 젊으니, 출산 후 회복도 더 쉬울 거야. 그리고 나중에 더 낳고 싶을 수도 있으니까, 일찍 낳는 게 좋을 것 같아."

방금까지 임유정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던 손이 갑자기 얼굴로 내려오더니, 그녀의 턱을 거칠게 움켜잡았다.

"그래서 나를 아이로 묶어둘 생각이야? 네가 감히?"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가 그녀의 귀를 파고들었다. 우태민은 망설임 없이 몸을 떼어냈고, 임유정은 침대 위에 힘없이 남겨진 채 떨고 있었다.

놀라고 당황한 그녀는 급히 변명했다. "그건… 할아버지 뜻이었어. 난 그런 생각 안 했어…"

오랜 침묵이 흐른 후, 우태민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내일 가족 모임 자리에 나오지 마."

"왜?"

임유정은 그를 바라보며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단지 아이 이야기를 꺼냈다고 이렇게 화낼 일인가?'

내일은 그들의 결혼 3주년 기념일이었고, 모든 가족이 본가에 모여 함께 식사하기로 되어 있었다.

짙은 어둠 속에서 우태민의 얼굴 윤곽만이 희미하게 보였다.

"시연이가 돌아왔어."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머리 위 조명이 번쩍 켜지며 방 안을 환하게 밝혔다.

임유정은 본능적으로 얇은 이불을 끌어 올려 가슴을 가린 채,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우태민은 그녀를 한 번도 돌아보지 않은 채 벌거벗은 몸으로 침대에서 내려와 욕실로 향했고, 이내 샤워하는 물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임유정의 가슴은 무겁게 내려앉았고, 서서히 아릿한 통증이 번졌다.

이불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이 빠진 그녀는, 욕실에서 들려오는 물소리를 들으며 기억에 잠겼다.

3년 전, 임유정은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그때 그녀를 구해준 사람은 다름 아닌 우태민의 할아버지 우진환이었다.

임유정이 치료를 마친 뒤, 우진환은 그녀에게 단 하나의 조건을 내걸었다.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그의 손자 우태민과 결혼해달라는 것이었다.

임유정은 은혜에 보답하고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자 망설임 없이 3년 간의 결혼 계약서에 서명했다.

3년 후, 계속 함께할지 아니면 갈라설지는 두 사람의 선택이었다.

그때부터 임유정은 우태민의 아내로서 헌신적으로 그를 간호했다.

정성스럽게 간호한 끝에, 우태민은 결국 의식을 되찾았고,

그리고 어느 순간, 임유정의 마음은 조용히 그에게 향하고 있었다.

결혼한 지 3년이 되었지만, 실제로 함께한 시간은 고작 1년 반 남짓이었다. 우태민은 단 한 번도 임유정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고 그의 마음속엔 늘 첫사랑 손시연이 있었다.

우태민이 혼수상태에 빠지자마자, 손시연은 곧장 그를 버리고 해외로 떠났다는 사실을 임유정은 우진환으로부터 들어 알고 있었다.

손시연은 겉으로는 패션 디자인을 공부하겠다며 떠났지만, 실상은 미련 따위는 전혀 찾아 볼수 없었고 남자친구를 계속 바꾸며 살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하필이면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손시연이 돌아온 것이다.

3년간의 헌신과 정성은, 유태민의 마음속 손시연의 자리를 대신할 수 없었다. 임유정의 사랑은, 그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지 못했다.

샤워 소리가 멈췄고, 욕실 문이 열리자, 우태민은 허리에 수건을 두른 채 나왔다.

그는 날렵하고 조각 같은 몸매를 지닌 남자였다. 또렷한 복근, 탄탄한 근육, 긴 다리와 단단한 몸. 그의 모든 것을 임유정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아직도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본 우태민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방을 가로질러 옷장을 열고, 셔츠와 정장을 꺼낸 그는 수건을 벗고 천천히 옷을 입기 시작했다.

"할아버지께 몸이 안 좋아서 가족 모임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해." 우태민이 차분하고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잘생긴 얼굴에 날카로운 이목구비와는 다르게, 말투는 차갑기 그지없었고,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방 안의 공기를 얼리는 듯했다.

무언가 생각난 듯 우태민은 몸을 숙여 바닥에 놓인 재킷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작은 약 봉지를 꺼내 침대 위에 툭 던졌다.

"피임약 챙겨 먹어."

임유정은 그 약 봉지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쉰 목소리로 겨우 말했다. "알았어."

우태민은 언제나 관계 후 직접 그녀가 약을 먹는 걸 확인했다. 단 한 번의 실수조차 허락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우진환이 임유정에게 임신을 권한 건, 단지 우태민과 그녀를 묶어두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고 우씨 가문에 그녀가 머물도록 하려는 의도이기도 했다.

우태민은 타인에게 늘 차가운 태도였지만, 예외는 두 명뿐이었다. 그의 할아버지 우진환, 그리고 손시연.

"이제 이 결혼을 끝낼 때가 됐어." 셔츠 단추를 끝까지 채운 우태민은 침대 옆 서랍을 열어 서류 한 장을 꺼내 임유정 앞에 툭 내려놓았다. "사인해. 이걸로 너랑 나는 끝이야."

서류 맨 위에 적힌 '이혼 합의서'라는 글자가 마치 불도장처럼 그녀의 가슴을 짓눌렀다. 임유정은 떨리는 손으로 종이를 집었고, 종이의 날카로운 끝이 손끝을 베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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