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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특별한 치유법

소녀의 특별한 치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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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의 눈에 고시영은 시골의 작은 진료소 의사로 보이지만, 실은 해외에서 유명한 귀수신의이자 가장 권위 있는 외과의사였다. 3년 전, 금수저인 육승준의 마음속에 한 줄기 빛이 들어왔고, 그후 완전히 고시영에게 반해버린 그는 구애를 위해 추운 밤도 홀로 지켰다. 3년 후, 한 교통사고로 육승준은 장애인이 되었다. 육승준을 구하기 위해 고시영은 그와 결혼했는데, 그 교통사고는 그의 건강뿐만 아니라 기억도 앗아간 것을 발견했다. 그는 그녀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저 미소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저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거든요." 두 다리 장애로 인해 그는 열등감이 들었고, 그녀가 진심으로 본인을 사랑할거라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조금도 그를 도망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오직 그녀만이 웅크리고 앉아 그와 이야기를 나누었고 오직 그녀만이 그가 화가 날 때 부드럽게 그의 머리를 만지며 괜찮다고 말했다. 그녀의 따뜻한 보살핌에 그의 억눌렸던 감정이 와르르 무너졌다.

목차

제1화 충격적인 소식

3월의 시작, 북성에는 충격적인 소식이 연달아 전해지며 도시 전체가 들썩거렸다.

북성 재벌 서열 1위 가문인 육씨 가문 장남 육승준이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되었다는 소식이 제일 먼저 퍼졌다.

곧이어 들려온 충격적인 소식은, 육씨 가문이 졸부 가문인 고씨 가문과 정략결혼을 맺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제일 큰 화제는 당연 정략결혼의 주인공들이다. 신랑은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육씨 가문의 육승준이고, 신부는 줄곧 외딴 시골에서 지낸 고씨 가문의 장녀이다.

그 시각, 모든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정략결혼의 주인공인 고시영은 시골 마을에 머무르고 있었다.

시골의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거실에 짧은 알림음과 함께 문자가 하나가 도착했다. 휴대폰을 확인하자 그녀의 비서가 보낸 문자가 화면에 나타났다.

[Evelyn님, 이번에 상황이 조금 특수한 환자를 받게 되었습니다. 환자가 Evelyn님을 6개월 넘게 기다리고 있는데, 언제 시간되시나요? Evelyn님이 직접 와서 봐주실 수 있을까요?]

고시영의 하얗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휴대폰 전원 버튼을 누르자, 밝았던 화면이 다시 어두워졌다. 휴대폰에서 손을 떼지 못한 그녀의 두 눈에 아릿한 슬픔이 가득 번졌다.

세상 사람 모두가 그녀를 현시대 허준에, 신의라 부르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지 못했을 때 명성은 아무 의미가 없다. 수술대에 선 그녀가 메스를 손에 쥔 순간, 할머니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시골의 얇은 벽을 통해, 부모님이 안방에서 다투는 소리가 거실까지 들렸다.

"당신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잖아. 어머니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돌아가겠다는 게 말이 돼?"

"여보, 회사에 우리가 처리해야 할 업무가 얼마나 많이 쌓여있는지 알기나 해요? 그리고 설희의 성인식 파티도 며칠 남지 않았어요. 회사 업무와 가족 행사가 더 중요한 게 아니라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님 장례식이 더 중요하다는 거예요? 시영이가 본가에 올라가면 예의도 배워야 해요. 육씨 가문에 시집갈 아이인데, 시골뜨기처럼 행동하면 체면이 깎이는 건 우리 고씨 가문일 거예요!"

"이지혜, 시영이를 시골뜨기라고 부르지 마. 시영이도 당신 딸이야!"

"알아요. 시영이가 내 딸이 아니었다면 내가 그 아이를 데리러 시골까지 내려오지도 않았을 거예요."

두 사람이 말다툼하는 소리를 들은 고시영은 터져 나오려는 실소를 꾹 참았다.

안방에서 집이 떠나가게 소리를 지르는 두 사람은 다름 아닌 그녀의 친부모 고운표와 이지혜였다.

일반 사원으로 시작한 두 사람은 포기하지 않고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간 덕분에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고시영이 태어난 지 한 달이 막 지나던 어느 날, 두 사람은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그녀를 할머니 손에 맡겼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두 사람은 틈만 나면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애정을 표하기도 했었다.

그랬던 순간이 언제부터 변했을까? 아마 두 사람이 사업을 확장하고 회사를 설립한 순간부터일 것이다. 고시영이 7살이 되던 해, 고설희가 태어났고 그녀는 더 이상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이후 사업을 계속 확장해 나가면서 고씨 가문은 재벌 가문 서열에 무사히 합류할 수 있게 되었다.

이지혜가 가끔 전화를 걸어왔지만 고시영의 학업이나 건강에 관해 물어보지 않았고,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가족에게 이런 행운을 가져다 준 사람이 고설희라고 확신하며 자랑만 늘어놓았다.

고설희가 3살이 되던 해, 두 사람은 아주 잠깐 청성에 내려온 적이 있었다.

고운표가 할머니를 북성에 모셔가겠다는 말을 입에 올리자마자 고시영은 이지혜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지는 것을 발견했다. 이지혜가 고운표에게 뭐라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결국 할머니는 계속 청성에 남게 되었다.

이지혜가 북성에 돌아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임신 소식이 전해졌고, 아들을 낳았다. 이후 두 사람의 관심은 온통 고설희와 늦둥이 아들에게 쏠렸고, 청성에 돈을 정기적으로 보내줬지만 15년 넘게 고시영을 만나러 오지 않았다.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지 않았다면, 고운표와 이지혜는 청성에 어머니와 큰딸이 있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었을 것이다.

할머니의 장례가 끝나고 고시영은 고운표와 이지혜를 따라 북성에 가기로 결정했다.

두 사람은 지금이라도 그녀와 가까이 지내고 싶어 하는 기색을 보이며 부드럽게 어르고 달랬지만, 고시영은 그들의 목적을 똑똑히 알고 있었다. 필경 북성을 떠들썩하게 만든 뉴스는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북성 저택에 거의 도착할 때쯤, 이지혜가 고시영을 돌아보며 말했다.

"시영아, 사람들이 너의 학력에 대해 묻는다면 경성 의과대학을 석사 학위로 졸업했고, 인턴 준비 중이라고만 말하면 돼."

이지혜는 고시영이 시골 마을 의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라고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필경 청성은 외딴 시골에 위치한 마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고시영이 대학에 다닌 적 없다고 확신하는 이지혜는 그녀가 마을 의원에서 간단한 의학 기술만 배웠다고 생각했다.

노부인이 고시영이 의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말을 한 적 있다는 사실을 떠올린 이지혜는 더 캐묻지 않고 바로 생각을 마쳤다.

경성 의과대학은 전국 의대 중에서도 단연 1위를 차지하는 대학이고, 이지혜는 고씨 가문의 명성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거짓말도 서슴없이 내뱉었다. 고씨 가문의 큰딸이 외딴 시골 마을 의원에서 근무했다는 사실이 들통나면 엄청난 손가락질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지혜는 그런 굴욕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고시영은 이지혜의 허영심을 알아차리고 차갑게 비웃었다. 이지혜는 단 한 번도 그녀를 진심으로 이해하려고 한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한 달 전, 경성 의과대학에서 고시영을 직접 초대해 학생들에게 특강을 하게 한 적이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인 이지혜는 고시영의 학업에 대해 종래로 물어본 적 없었다. 어느 날, 고열에 시달린 고시영이 시험 시간을 두 번이나 놓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사실을 듣자마자 이지혜는 그녀가 대학에 입학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정 지었다.

할머니가 고시영이 명문 대학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하려 할 때, 이지혜와 고운표는 업무가 바쁘다는 말만 한 뒤, 전화를 끊었다.

이후, 할머니는 더 이상 두 사람과 고시영에 관한 소식을 공유하지 않았다.

고시영은 이지혜를 흘깃 쳐다보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저는 경성 의과대학을 다닌 적도 없어요."

그녀의 무뚝뚝하기 그지없는 대답에 이지혜의 얼굴에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의 눈에 고시영은 고집이 세고 융통성이 없는 사람이다.

이지혜도 고시영이 경성 의과대학 졸업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여 그녀에게 거짓말을 지시한 것이다. 고시영만큼 예쁘게 생기지 않았지만, 고분고분한 성격에 훌륭한 성적으로 경성 의과대학에 합격한 고설희에 비하면 고시영은 고씨 가문의 수치일 뿐이다.

이지혜가 고시영을 꾸짖기 전에, 조수석에 앉은 고운표가 헛기침을 하는 소리에 그녀는 입을 꾹 닫고 말았다.

창 밖으로 고개를 돌린 이지혜는 저택에 홀로 남은 고설희를 떠올리며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설희는 어렸을 때부터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 고집스러운 구석이 있어. 사사건건 시비 걸지 말고 언니인 네가 많이 양보해. 설희가 화를 내면 밥을 먹지 않는 습관이 있거든."

고시영은 이지혜의 터무니없는 충고에 실소가 터져 나왔다. 18살이 지난 고설희가 아직도 철이 들지 않은 것을 보아 가족의 사랑을 많이 받고 버릇없이 지낸 것이 확실하다.

그때, 세단이 호화로운 저택 앞에 미끄러지듯이 멈춰 섰다.

먼저 차에서 내린 고시영은 웅장함을 자랑하는 저택을 한참이나 구경했다.

곧바로 캐릭터가 그려진 귀여운 티셔츠에 짧은 치마를 입은 소녀가 그들을 향해 달려왔다. 어린 소녀는 다름 아닌 고설희였다.

"아빠, 엄마. 드디어 왔네요!" 고설희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가 저택에 가득 울려 퍼졌다.

다음 순간, 고시영을 발견한 고설희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더니 그녀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세심하게 훑어보았다.

아이보리 후드티에 검은색 청바지, 그리고 흰색 스니커즈를 신고 있는 고시영의 모습은 언뜻 보기에 평범해 보였다. 하지만 그녀의 섬세한 이목구비와 흠잡을 데 없이 맑은 피부는 물론이고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차분한 분위기는 무시할 수 없는 매력이 묻어났다. 겉모습만 봤을 때, 어렸을 때부터 시골에서 지냈다는 사실을 조금도 알 수 없었다.

고설희는 고시영을 보자마자 하루도 같은 집에서 지낸 적이 없는 자신의 친언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줄곧 북성에서 지낸 고설희는 고씨 가문의 큰 아가씨로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공주였다. 그랬던 그녀의 완벽한 생활에 언니가 갑자기 나타나자 불안한 마음을 무시하지 못했다.

"설희야, 춥지 않아?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너무 적게 입었어."

이지혜는 말을 하면서 몸에 걸치고 있던 코트를 고설희의 몸에 걸쳐줬다.

고설희는 활짝 미소 지으며 이지혜의 품에 안겼다. "히히, 엄마 나 춥지 않아요."

추위마저 녹일 수 있을 만큼의 애틋한 모녀의 정을 연출한 장면은, 고시영이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기분이었다.

고설희와 이지혜는 고시영을 투명인간 취급하며 웃고 떠들며 저택으로 들어갔다.

찰나의 순간, 고설희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고시영을 돌아봤다.

고설희를 발견한 고운표도 기분이 한결 좋아져 고시영에게 소개했다.

"설희가 네 동생이야. 이번에 아주 좋은 성적으로 경성 의과대학에 입학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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