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채린은 어릴 때부터 자신이 앞으로 박현진과 결혼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모든 희열과 사랑을 그에게 아낌없이 주며 그와 백년해로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박현진은 번번히 그녀를 냉대했고, 생사의 갈림길에서 버림받은 안채린은 그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완전히 깨닫게 되었다. 그녀는 결연히 돌아서서 복수를 다짐했고 눈에는 온 세상이 다 들어있었지만 박현진은 없었다. 박현진은 당황한 채, 눈시울을 붉히며 그녀의 방문을 두드렸다. "채린아, 내 모든 것을 다 줄 테니 돌아올수 있겠니? "문을 여는 사람은 그의 차갑고 무뚝뚝한 작은 삼촌이다. 쉰 목소리에 특유의 여유로움이 가득 차있었다. "앞으로, 아주머니라고 불러."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터질듯한 굉음이 장내에 가득 울려 퍼졌다.
"어머, 어떡하면 좋아. 기둥이 완전히 무너졌잖아. 빨리 사람부터 구해야지!"
임시로 설치한 무대 기둥이 무너지면서 두 명의 주연 여배우와 수십 명이 넘는 댄서들이 바닥에 쓰러져,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끊어진 나무판자에 다리가 끼인 안채린이 안간힘을 쓰며 다리를 빼내고 있을 때, 다급한 목소리가 소란을 뚫고 들려왔다. "다들 빨리 밖으로 나와. 조명을 매단 줄이 끊어질 것 같아."
당황한 안채린이 고개를 들자 화려한 샹들리에가 그녀의 머리 바로 위에서 위험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만약 샹들리에가 떨어진다면, 죽지 않아도 분명 크게 다칠 것이다. 안색이 하얗게 질린 안채린은 판자 아래 파묻힌 다리를 빼내려고 애를 썼다.
다리를 잡아당길 때마다, 가녀린 다리가 날카로운 파편에 베여 빨간 피가 흘러 내렸다. 만약 억지로 다리를 빼낸다면, 피부 전체가 벗겨질지도 모른다.
무력감에 무대 아래를 내려다본 그녀는 익숙한 그림자가 빠르게 무대 위로 올라오는 것을 발견했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그녀의 약혼자 박운재였다.
희망을 느낀 그녀가 손을 내밀며 자신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려 할 때, 박운재는 그녀를 발견하지 못한 듯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다른 곳에 시선을 고정한 채 달려간 그는 이유비를 품에 안고 다독거렸다. "유비야 괜찮아, 내가 지켜줄게."
"운재 오빠!" 이유비는 서럽게 흐느끼면서 박운재의 목을 꼭 껴안았다.
박운재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이유비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더니, 그녀를 가볍게 들어 올렸다. 그리고 안채린에게 눈길 한 번 건네지 않고 무대 아래로 내려갔다. 분명 안채린이 그와 조금 더 가까운 곳에 쓰러졌고, 그녀야말로 그의 약혼녀인데...
운명은 그녀에게 왜 이리도 가혹한 걸까? 갑자기, 조명 끈이 끊어지면서 무대 전체가 암흑에 빠졌다.
빛이 완전히 사라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박운재는 그녀를 돌아보지 않았다.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에 안채린은 힘을 다해 간신히 다리를 빼냈다. 그 순간, 판자가 부서지는 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가득 채웠다.
왼쪽 다리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안도감도 아주 잠깐, 갑자기 나타난 커다란 손이 그녀를 단숨에 끌어당겼다.
다음 순간, 굉음과 함께 바닥에 떨어진 샹들리에 파편이 사방에 흩어졌다.
본능적으로 두 팔로 얼굴을 감싼 안채린은 또 다른 누군가가 이미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다시 조명이 환하게 켜진 무대, 상황은 그야말로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던 그림자가 사라진 것을 본 안채린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결국 박운재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샹들리에가 그녀의 몸에 떨어지는 중요한 순간에도, 그는 이유비를 다정하게 품에 안고 있었던 것이다. 자세가 변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이유비의 가녀린 팔은 여전히 그의 허리를 단단히 옭아매고 있었다.
안채린은 씁쓸한 기분이 온몸에 퍼지는 것을 느끼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아주 찰나의 순간, 박운재가 다시 그녀를 구하러 온 건 아닐까 기대를 한 자신이 어리석게 느껴졌다.
그 순간, 무대 아래에서 감독의 화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명 감독 어디 있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조명이 사람 몸에 떨어졌으면 큰 사고로 번질 뻔했다고!"
감독의 잔뜩 화난 모습을 발견한 조명 감독은 잘못을 다른 스태프에게 돌리기에 바빴다.
소란 속에서, 드디어 안채린을 향해 고개를 돌린 박운재가 그녀의 왼쪽 다리에서 피가 흐르는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거리가 너무 먼 탓에 안채린은 그의 표정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
그때, 그의 품에 안긴 이유비가 겁먹은 얼굴로 외치는 목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 "안채린, 너 정말 날 죽이려고 했어?"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장내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안색이 확연히 굳어진 박운재가 차갑게 식은 목소리로 물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이유비가 눈물을 쥐어 짜내며 흐느끼는 목소리로 겨우 다시 입을 열었다.
"채린이 조명을 설치할 때 와이어에 손을 쓰는 것을 봤어. 그땐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무대에 오르기 직전에 나한테 이번 연극 주인공 자리를 두고 경쟁할 자격조차 없다고 말했어. 난 그저 준비한 시간이 아까워 시도만 해보려 했을 뿐인데..."
이유비는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인 채 박운재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난 그냥 내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을 뿐인데, 채린이 이런 수단까지 쓰면서 날 쫓아내려 할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어."
학교의 연극 동아리의 최신작 '파랑 나비'가 곧 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 연극에 출연하는 학생은 명문 국립 극단에 입단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므로 누구나 연극에 출연하고 싶어 했다. 특히, 여주인공을 뽑는 오디션은 그야말로 치열했고, 결국 안채린과 이유비가 후보에 올랐다.
무겁게 가라앉은 공기를 가르고 한 댄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만약 무대가 무너지지 않았다면, 조명은 이유비가 섰던 곳에 떨어졌을 거야."
"어머. 만약 연습하고 있을 때, 조명이 떨어졌다면 당장에 즉사했을 수도 있었단 말이잖아. 고작 여주인공 자리 하나 때문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여주인공 자리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아. 박 대표님은 이유비한테 호감이 있지만, 박씨 가문에서는 안채린을 박 대표님의 약혼녀로 점 찍으니까 안채린은 더 기고만장해서 이유비를 계속 괴롭혔던 거고. 어쩌면 이번 연극 여주인공 자리 때문이 아니라도 조만간 이유비를 죽이려고 했을지도 몰라."
그 댄서의 말을 들은 이유비의 두 눈에 승리의 불꽃이 번뜩였다. 하지만 그녀는 곧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박운재의 소매를 조심스럽게 잡고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운재 오빠, 오늘 도와줘서 고마워. 오늘 일은, 없었던 일로 하는 게 좋겠어."
이유비는 가녀린 모습으로 장내에 있는 사람들의 동정심을 얻는 데 성공했다. 정의감에 불타오른 사람들은 당장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며 난리를 피웠다. 모두가 안채린을 범인으로 지목하면서 그녀를 거세게 비난했다.
적대감에 찬 사람들의 태도에 안색이 확연히 굳은 안채린은 주먹을 꼭 쥔 채 결연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경찰에 신고해. 하지만 난 내가 하지도 않은 일을 인정할 수 없어!'
정나연은 남궁민의 충실한 아내였다. 결혼 3년간 그녀는 아내로서의 모든 의무를 다했지만 남궁민은 그녀를 무시하고 차갑게 대했다. 그 어떤 방법으로도 그의 마음속에 들어갈 수 없었다. 어느날, 이런 삶에 지친 정나연은 이혼을 요구하고 떠나려고 했다. 그러자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비난했다. "너 미쳤어? 왜 갑자기 이혼하려는 거야?" "그렇게 많은 재산을 두고 지금 이혼하겠다고? 당신 제정신 맞아?" 이 말을 들은 정나연은 그저 웃으며 대답했다. "저에게도 그만한 재산이 있거든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전 더이상 그 남자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비웃었고 그녀가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음날 아침, 한 여성에 관한 뉴스가 인터넷에 터졌다. 세계에서 제일 젊은 여성 억만장자가 나타난 것이다. 그 여성은 바로 정나연이었다. 남궁민은 크게 놀라며 오래동안 뉴스 화면을 보고 말이 없었다. 그리고 다시 정나연을 만났을 때 그녀는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달라졌다. 주위에는 잘생긴 남자들이 둘러쌌고 그녀는 그들을 향해 예쁘게 웃고 있었다. 남궁민은 질투가 났다. 자신의 모든 자존심을 버리고 그녀를 되찾으려 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할게요. 남궁민이라고 합니다. 제일 젊은 여성 억만장자라는 뉴스, 저도 봤습니다. 저도 억만장자인데, 이렇게 만나다니 천생연분 아닌가요?" 정나연은 대답을 하지 않고 웃으며 남자를 바라봤다.
결혼 한 3년 동안, 심예은은 서운길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남자의 마음속에는 온통 첫사랑이었고 심예은에 대해서는 오직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정밖에 없었다. "아이만 낳으면 놔 줄게." 심예은이 출산의 고통을 겪고 있을 때, 서운길은 다른 여자를 품에 안고 전용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여행을 가고 있었다. "누구를 좋아하든, 나를 사랑하든 말든, 더 이상 상관하지 않을 거야. 당신에게 빚진 건 이미 다 갚았으니까. 앞으로 우리... 다시는 만나지 말자." 심예은이 떠난 후, 서운길은 그녀의 존재가 크게 느껴졌다. 방 안에는 그녀의 흔적이 가득했고 가는 곳마다 그녀의 향기가 나는 듯했다. "나한테 기회를 한 번 더 줄 수 없을까?"
스무 살 나이에 아직 "김씨"인 김예교는 자기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김씨 가문의 유일한 아가씨였는데 말이다. 친딸인 김정민을 되찾은 김씨 부부는 김예교에 대한 태도가 180도로 변했고 원래부터 정이 별로 없었던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도 더 어색하고 굳어지게 되었다. 그러다 김정민의 모함에 김예교는 김씨 가문에서 쫓겨났는데 농민 출신의 부모 집으로 돌아갔다가 자신이 사실은 강성 갑부의 친딸이라는 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운명의 장난? 그렇게 김예교는 강예교로 신분을 되찾았고 강씨 가문 사람들은 그동안 주지 못한 사랑을 한꺼번에 퍼붓기 시작한 것이다. 위의 오빠들은 더욱 모든 편애와 관심을 동생에게 주었다. 그런데... 우리 동생에게 비밀이 있는 것 같은데? 각 분야에서 빛이 나는 신비로운 천재 거물인 것이다! 그때, 전 남자 친구가 나타나며 경멸이 가득 찬 어조로 강예교에게 말했다. "나한테 이제 그만 집착해, 난 오직 정민이만 사랑하니까." 강예교의 대답 대신 경성의 거물인 그 남자가 입을 먼저 열었다. "내 여자가 네까짓 거랑 엮일 것 같아?"
부군과 혼인을 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한 지 3년이 되었다. 드디어 출세한 부군을 보고 임자월은 자신의 고생이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게 사랑하고 보살폈던 부군이 눈이 하늘보다 높고 허영심이 많은 데다 여색을 즐기는 남자였다니. 부군이 저지른 일들을 해결하기 위해 임자월은 잔혹하기로 유명한 황제에게 몸을 잃게 되었다. 부군의 목숨과 앞길을 위하여 임자월은 모든 굴욕을 삼키고 진실을 숨겼다. 그 후로 부군은 황제의 인정을 받고 점점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부군이 다른 권세들과 잔을 들고 하늘 땅을 토론하고 있을 때 그녀는 옆 방에서 황제의 몸 아래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결국, 그녀의 헌신에 돌아온 건 부군의 배신과 버림 뿐이었다. 그 남자가 혼인을 하는 날, 그녀는 살수들에게 쫓기고 있었다. 날카로운 칼이 그녀의 목에 다다라 바닥에 쓰러졌을 때 황제의 깨끗하고 화려한 신발이 그녀의 눈앞에 나타났다. "짐의 여자가 되거라. 그럼 넌 이 세상의 제일 귀한 여자가 될 것이다."
결혼한 지 3년, 그는 밤낮으로 그녀의 몸을 탐했지만, 마음엔 항상 그의 첫사랑을 품고 있었다 . 그녀는 열심히 이부인 역할에 최선을 다하여 이 성관계만 있고 사랑이 없는 결혼을 지키려고 했다. 드디어 그녀가 임신을 하게 되었고 사랑하는 남편은 그녀를 직접 수술대에 올려놓았다. "고현아, 아이와 당신, 둘 중에 하나만 살수 있어. "고현아의 마음이 산산조각이 났고 절망적인 나머지 그를 떠났다. 다시 만났을 때, 그녀는 완전히 환골탈태하여 모두를 놀라게 했다! 쓰레기 같은 전남편은 무릎을 꿇고 빌기 시작하였다. "현아야, 집에 가자. " 고현아는 여유로운 미소를 짓으며 한마디만 남겼다."미안,남자한테 관심없어."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 주위에는 악심을 품은 사람들이 파리때처럼 모여든다.’ 이 말을 전생의 무완희는 피와 살의 대가로 뼈저리게 느꼈다. 승상댁의 적녀, 또 절세미인의 이름을 날리고 부드러운 성격과 착한 인품, 뛰어난 솜씨를 가진 그녀는 모자랄 것 하나 없이 귀하게 키워 자랐다. 하지만 이런 무완희에게 돌아간 것은 그녀를 뜯어 잡아먹으려는 악마들의 마수였다니. “언니, 욕심이 너무 많으면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될 거예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는 비녀로 무완희의 한 쪽 눈을 향했다. 그리고 곧 남자의 차가운 손이 느껴졌다. 송영걸은 무완희의 잡아 들어올리며 다시 멀리 던졌다. “아... ” 무완희는 두 눈을 크게 뜨고 두 남녀를 노려봤다.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그녀는 마음 속으로 맹세하였다. “반드시... 네들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이다.” 다시 숨이 쉬기 시작할 때 그녀는 자신이 14살로 돌아왔다는 것을 발견했다. 정말, 환생이란 말인가? 다시 살게 된 목숨, 모든 사람들을 밟고 제일 독한 악녀로 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