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ass Reverie소설 책 모음전
전처가 하이테크의 큰손
재벌가에서 박한별은 줏대 없는 등신으로 통했다. 남편이 첫사랑인 소꿉친구만 편애해도 그녀는 참기만 했다. 신혼집의 안주인 자리를 그 여자에게 내주었어도 그녀는 참기만 했다. 마땅히 자신의 몫이었어야 할 성대한 결혼식마저 그 여자 때문에 하루아침에 취소되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참기만 했다. 모두가 그녀가 평생 "곽 사모님"이라는 허울뿐인 이름에 매달려 온갖 수모를 견디며 살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피땀 흘려 일군 핵심 특허를 남편이 첫사랑의 공로랍시고 넘겨주자, 그녀는 더는 참지 않았다. "특허, 내 손으로 되찾을 거예요. 이 결혼도 반드시 이혼해야 구요." 곽효한은 코웃음을 치며 그녀의 말을 그저 투정쯤으로 여겼다. "네가? 과연 정말 그럴 수 있을까?" 그 후, 그의 첫사랑은 나락으로 떨어져 재벌가의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박한별은 특허를 되찾고, 미련 없이 이혼 서류를 내던지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두 사람이 재회한 곳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국제 학술 회의장이었다. 그녀는 세계적으로 명망 높은 운 박사였고, 시가 총액 수천억에 달하는 상장사의 창업주이기도 했다. 장내의 모든 이들이 그녀를 향해 기립 박수를 보낼 때, 곽효한은 비로소 자신이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똑똑히 깨달았다. 폭우가 쏟아지던 밤, 남자는 충혈된 눈으로 그녀의 손목을 부서져라 붙잡고 갈라진 목소리로 애원했다. "한별아, 그 남자랑 파혼해…" 박한별이 다른 남자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곽 대표님, 비켜주시죠." "제 약혼자와 혼인 신고하러 가는 길이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