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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걸로 유명한, 서울에서 가장 악명 높은 바람둥이였다. 지
열아홉 살의 유아리라는 아이였다. 그리고 수술 당일,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강
지도록 내버려 뒀다. 샹들리에가 무너졌을 때, 그는 자신의 몸으로 그녀를 감쌌고, 피 흘리며 쓰러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나를 이
서명하고 사라졌다. 내가 떠나
테 다른 기증자를 찾았어. 같
1
하의
새 장난감을 달래주느라, 아버지의 목숨을 구할 골수를
났다. 그는 국내 굴지의 건설 재벌, KS그룹의 황태자였고,
적일 정도로 확고한 취향이 있었다. 어리고
와 부에 눈이 먼, 주로 장학생이었던 그 소녀들은 온갖 선물을 받고, 파티에 자랑처럼 끌려다니다가, 이내 가차 없이 버려졌
고전 초판본 컬렉션을 선물 받은 뒤 자신의 아파트 열쇠가 더 이상 맞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국
내가
펜트하우스와 명문가 혈통의 세계와는 거리가 멀었다. 내 세상은 심야 근무와 컵라면,
태준의 세계와 충돌했
류층을 경악시키고 나의 작은 세상을 숨 막
그가 갑자기, 믿을
들였다.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김치찌개 끓이는 법을 배웠고, 아버지 서진철 선생님이 셰익스피어에 대해 설교하시는 동
평소 명품 브랜드를 광고하던 거대한 전광판에는 눈부신
주인공이 되었다. 길들일 수 없
착각했던 방식으로 맹렬하게 집착했다. 그는 내 주위에 애정의 요새를 쌓았고, 나는 내 모
가 쓰러지셨을 때
망은 골수 이식이었다. 전 세계 등록 기관을 뒤졌지만, 일치하는 기
인 기증자 찾기 캠페인을 벌였고, 검사 키트를 지원하고 아버지의 사연을 광고판에 실었
. 완벽하게 일치하는
유아리. 한
살이
준이 데려왔다. 그녀는 소박한 흰 원피스를 입고, 긴장한 듯 배낭 끈을 꼭 쥐고 있었다. 그녀
골이 오싹했지만, 나는 곧 그 생각을 떨쳐버렸다. 이
이식을 준비하기 위해 항암치료로 면역 체계가 완전히 파괴되었다.
정도로 짧았다. 항암 치료가 끝나면 아버지의 몸은 백지상태가 되어 아주 작은 감
징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기계의 경고음은 점점 불
. 방어력을 모두 잃은 그
다. 또다시. 손이 너무 떨려 전화기를 제대로 잡을 수조차 없
받았다. 그녀의 목소리는 작고, 이상하게 숨
"방금 병원에서 연락 왔어요. 아버지가 위독하세요
했다. 목소리가 떨렸다. "무서워요, 은하
, 이건 우리 아버지
기 너머에서 익숙하고 나른한 목소리가 들
랑 통화해? 다
준이
준. 내
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내 전화기 배경으로 들리는 심
다. 머릿속은 텅 비고 울부짖는 공허뿐이었다. 택시를 잡고, 목이 졸린 듯한 목소리로 주
며 샀던 그의 검은색 벤틀리가 보
있었다. 스위트룸은 유리와 미니멀한 가구로 꾸며진 광활한 공간이었다. 그리
의 실크 셔츠 중 하나를 입고 있었고, 소매는 팔꿈치까지 걷어 올린 상태였
로, 믿을 수 없을 만큼 부드러운 손길이었다. 그는 그녀의 귓가에 무
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한 울림이었다. "그냥 연기하면
내게 수천 번 해주었던, 소유욕 넘치고 다정한 그 키스.
렸다. "정말 잘해주는구나, 태준 씨.
그가 속삭였다. "
다. 날카로운 소리가 내 공포의 안개를
이었
막힌 채로
는 무겁고 침울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끝낼 필
서 방금 운명
에어컨의 윙윙거리는 소리, 심지어 내 심
가락에서 미끄러져 대리
그들이 고개
나타난 유령처럼 문간에 서 있는
애초에 진짜였
절이었을 뿐이고, 마침
집어삼키기 위해 달려들었다. 마지막으로 본 것은 강태준의 얼굴이었다. 그의 표정은 부드러운 애정에서 방해받은
그게 중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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