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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열아홉 살 정부의 대가

그의 열아홉 살 정부의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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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 강태준은 열아홉 살짜리 여자애들과 계절마다 연애하는 걸로 유명한, 서울에서 가장 악명 높은 바람둥이였다. 지난 5년간, 나는 내가 그를 길들인 유일한 예외라고 믿었다. 그 환상은 아버지에게 골수 이식이 필요해졌을 때 산산조각 났다. 완벽한 기증자는 열아홉 살의 유아리라는 아이였다. 그리고 수술 당일,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강태준이 그녀를 병원에 데려오는 대신, 침대에서 함께 뒹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의 배신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가 추락했을 때, 그는 그녀를 먼저 구하고 나는 떨어지도록 내버려 뒀다. 샹들리에가 무너졌을 때, 그는 자신의 몸으로 그녀를 감쌌고, 피 흘리며 쓰러진 나를 밟고 지나갔다. 심지어 돌아가신 아버지가 내게 남긴 마지막 유품까지 훔쳐 그녀에게 줬다. 그 모든 일을 겪는 동안, 그는 아버지가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나를 이기적이고 감사할 줄 모르는 여자라고 비난했다. 그래서 나는 조용히 이혼 서류에 서명하고 사라졌다. 내가 떠나던 날, 그에게서 문자가 왔다. "좋은 소식이야, 네 아버지한테 다른 기증자를 찾았어. 같이 수술 일정 잡으러 가자."

주인공:

서은하, 강태준 과 유아리

목차

제1화

내 남편, 강태준은 열아홉 살짜리 여자애들과 계절마다 연애하는 걸로 유명한, 서울에서 가장 악명 높은 바람둥이였다. 지난 5년간, 나는 내가 그를 길들인 유일한 예외라고 믿었다.

그 환상은 아버지에게 골수 이식이 필요해졌을 때 산산조각 났다. 완벽한 기증자는 열아홉 살의 유아리라는 아이였다. 그리고 수술 당일,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강태준이 그녀를 병원에 데려오는 대신, 침대에서 함께 뒹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의 배신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가 추락했을 때, 그는 그녀를 먼저 구하고 나는 떨어지도록 내버려 뒀다. 샹들리에가 무너졌을 때, 그는 자신의 몸으로 그녀를 감쌌고, 피 흘리며 쓰러진 나를 밟고 지나갔다. 심지어 돌아가신 아버지가 내게 남긴 마지막 유품까지 훔쳐 그녀에게 줬다.

그 모든 일을 겪는 동안, 그는 아버지가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나를 이기적이고 감사할 줄 모르는 여자라고 비난했다.

그래서 나는 조용히 이혼 서류에 서명하고 사라졌다. 내가 떠나던 날, 그에게서 문자가 왔다.

"좋은 소식이야, 네 아버지한테 다른 기증자를 찾았어. 같이 수술 일정 잡으러 가자."

제1화

서은하의 시점:

내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내 남편 강태준이 열아홉 살짜리 새 장난감을 달래주느라, 아버지의 목숨을 구할 골수를 기증하기로 한 그녀를 병원에 데려오는 걸 잊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강태준이라는 이름은 도시의 스카이라인처럼 화려하게 빛났다. 그는 국내 굴지의 건설 재벌, KS그룹의 황태자였고, 그의 삶은 가십 기사와 경제지에 똑같은 열기로 기록되곤 했다.

그의 명성은 그를 앞서갔다. 그는 거의 병적일 정도로 확고한 취향이 있었다. 어리고, 순진한, 보통 열아홉 살 전후의 여대생들.

그들은 그의 인생에서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과 같았다. 가을 학기와 함께 나타나 봄 방학이 되면 시들어버렸다. 그의 카리스마와 부에 눈이 먼, 주로 장학생이었던 그 소녀들은 온갖 선물을 받고, 파티에 자랑처럼 끌려다니다가, 이내 가차 없이 버려졌다. 그들의 임기는 버킹엄 궁전의 근위병 교대식처럼 예측 가능했다. 짧고 화려한 구경거리, 그리고 갑작스럽고 완전한 퇴장.

도시는 그의 정복담으로 떠들썩했다. 갤러리 전시회를 선물 받고 나서 잠수 이별을 당한 미대생. 고전 초판본 컬렉션을 선물 받은 뒤 자신의 아파트 열쇠가 더 이상 맞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국문과 학생. 그것은 잔인하고 잘 짜인 기계였고, 서울은 무심한 듯한 매혹에 빠져 그를 지켜봤다.

그리고, 내가 있었다.

나는 서은하. 커뮤니티 칼리지 학비를 벌기 위해 세 개의 아르바이트를 뛰는 흙수저였다. 펜트하우스와 명문가 혈통의 세계와는 거리가 멀었다. 내 세상은 심야 근무와 컵라면, 그리고 은퇴한 고등학교 국어 교사인 아버지의 조용하고 맹렬한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리고 나 역시, 강태준의 세계와 충돌했을 때 열아홉 살이었다.

그의 관심은 무섭고도 황홀했다. 서울의 상류층을 경악시키고 나의 작은 세상을 숨 막히게 한, 그야말로 폭풍 같은 로맨스였다.

바람둥이, 탕아. 그가 갑자기, 믿을 수 없게도, 변했다.

그는 여대생들과의 관계를 모두 정리했다. 내가 좋아하는 백합으로 나의 작은 자취방을 채우기 위해 꽃집을 통째로 사들였다.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김치찌개 끓이는 법을 배웠고, 아버지 서진철 선생님이 셰익스피어에 대해 설교하시는 동안 우리 집 비좁은 부엌에서 얌전히 앉아 있었다. 내가 멀미를 심하게 한다는 이유로 아끼던 스포츠카까지 팔아버렸다.

그는 강남역 사거리 한복판에서 무릎을 꿇고 청혼했다. 평소 명품 브랜드를 광고하던 거대한 전광판에는 눈부신 질문 하나만이 떠 있었다. "서은하, 나랑 결혼해 줄래?"

나는 모두가 수군거리는 동화의 주인공이 되었다. 길들일 수 없는 야수를 길들인 평범한 여자.

5년 동안, 그는 완벽한 남편이었다. 헌신적이고, 애정이 넘쳤으며, 내가 깊은 사랑으로 착각했던 방식으로 맹렬하게 집착했다. 그는 내 주위에 애정의 요새를 쌓았고, 나는 내 모든 것을 걸고 믿었다. 내가 그의 유일한 사랑이며, 그의 잔인한 규칙의 유일한 예외라고.

그 환상은 아버지가 쓰러지셨을 때 산산조각 났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 의사의 말은 사형 선고처럼 들렸다. 유일한 희망은 골수 이식이었다. 전 세계 등록 기관을 뒤졌지만, 일치하는 기증자는 없었다. 절망이 두껍고 숨 막히는 안개처럼 내려앉기 시작했다.

나의 완벽한 남편, 강태준이 구세주처럼 나섰다. 그는 KS그룹의 재력을 이용해 대대적인 기증자 찾기 캠페인을 벌였고, 검사 키트를 지원하고 아버지의 사연을 광고판에 실었다. 그는 우는 나를 안아주며 속삭였다. "내가 아버님을 구할게, 은하야. 약속해."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완벽하게 일치하는 기증자를 찾은 것이다.

그녀의 이름은 유아리. 한국대학교 장학생.

열아홉 살이었다.

처음 그녀를 봤을 때, 그녀는 병원 로비에 서서 연약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었다. 강태준이 데려왔다. 그녀는 소박한 흰 원피스를 입고, 긴장한 듯 배낭 끈을 꼭 쥐고 있었다. 그녀는 크고 순진한 눈으로 강태준을 올려다보며, 도와줄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고 소심하게 속삭였다.

그녀의 나이—그 마법 같고 저주받은 숫자—의 우연에 등골이 오싹했지만, 나는 곧 그 생각을 떨쳐버렸다. 이 아이는 아버지의 목숨을 구해주고 있었다. 그녀는 천사였다.

수술 날짜가 잡혔다. 아버지, 서진철 선생님은 무균실로 옮겨졌고, 이식을 준비하기 위해 항암치료로 면역 체계가 완전히 파괴되었다. 그는 무방비 상태로, 유아리가 가진 생명의 선물을 기다리고 있었다.

수술 당일인 차갑고 소독약 냄새나는 화요일이 왔다. 이식을 위한 시간은 끔찍할 정도로 짧았다. 항암 치료가 끝나면 아버지의 몸은 백지상태가 되어 아주 작은 감염에도 맞서 싸울 수 없었다. 새로운 골수는 결정적인 시간 내에 주입되어야만 했다.

시간이 흘렀다. 아버지 침대 옆 모니터에 표시된 활력 징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기계의 경고음은 점점 불규칙해졌고, 내 커져가는 공포의 사운드트랙이 되었다.

아버지는 위독해지고 있었다. 방어력을 모두 잃은 그의 몸이 무너지고 있었다.

나는 미친 듯이 유아리에게 전화했다. 받지 않았다. 다시 걸었다. 또다시. 손이 너무 떨려 전화기를 제대로 잡을 수조차 없었다. 응답 없는 신호음 하나하나가 심장을 내리치는 망치 같았다.

열두 번쯤 걸었을 때 그녀가 마침내 전화를 받았다. 그녀의 목소리는 작고, 이상하게 숨 가쁜 망설임이 섞여 있었다. "여보세요?"

"아리 씨, 어디예요?" 나는 목이 메어 소리쳤다. "방금 병원에서 연락 왔어요. 아버지가 위독하세요! 지금 당장 와야 해요! 수술, 지금 해야 한대요!"

"저… 저 못 가요." 그녀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목소리가 떨렸다. "무서워요, 은하 씨. 주사 생각만 하면… 너무… 힘들어요."

"무섭다고요? 아리 씨, 이건 우리 아버지 목숨이 달린 문제라고요—"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전화기 너머에서 익숙하고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내 피가 차갑게 식었다.

"자기야, 누구랑 통화해? 다시 침대로 와."

강태준이었다.

내 강태준. 내 남편.

메스꺼움이 확 밀려왔다. 세상이 축을 잃고 기울었다. 귓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내 전화기 배경으로 들리는 심장 모니터의 다급한 경고음을 집어삼키는 날카로운 비명이었다.

나는 전화를 끊었다. 더 이상 들을 필요가 없었다. 나는 달렸다. 병원 대기실을 뛰쳐나왔다. 머릿속은 텅 비고 울부짖는 공허뿐이었다. 택시를 잡고, 목이 졸린 듯한 목소리로 주소를 외쳤다. 강태준이 "해외 파트너 접대용"으로 유지하던 5성급 호텔 스위트의 주소였다.

나를 위해 가장 승차감이 부드럽다며 샀던 그의 검은색 벤틀리가 보란 듯이 정문에 주차되어 있었다.

나는 내 키 카드를 썼다. 손이 너무 심하게 떨려 세 번 만에야 문을 열 수 있었다. 스위트룸은 유리와 미니멀한 가구로 꾸며진 광활한 공간이었다. 그리고 거기, 푹신한 소파 위에, 내 기억 속에 영원히 낙인찍힐 장면이 있었다.

연약하고 소심하던 소녀, 유아리가 내 남편의 품에 안겨 있었다. 그녀는 그의 실크 셔츠 중 하나를 입고 있었고, 소매는 팔꿈치까지 걷어 올린 상태였다. 그녀의 머리는 그의 가슴에 기대어 있었고, 표정은 더없이 행복해 보였다.

강태준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그가 나를 만지던 방식 그대로, 믿을 수 없을 만큼 부드러운 손길이었다. 그는 그녀의 귓가에 무언가 속삭이고 있었고, 그의 입술은 그녀의 관자놀이를 스치고 있었다.

"수술 걱정하지 마." 나는 그가 나지막이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한 울림이었다. "그냥 연기하면 돼. 며칠 정도는 차이 없어. 가장 중요한 건 네가 행복한 거야."

그는 몸을 숙여 그녀의 이마에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 그가 내게 수천 번 해주었던, 소유욕 넘치고 다정한 그 키스. 오직 나에게만 예약되어 있다고 말했던 바로 그 키스였다.

유아리가 달콤하고 역겨운 소리로 킥킥거렸다. "정말 잘해주는구나, 태준 씨. 태준 씨 없으면 어떻게 살지 모르겠어."

"그럴 필요 없어." 그가 속삭였다. "내가 다 알아서 할게."

바로 그 순간, 내 전화기가 다시 울렸다. 날카로운 소리가 내 공포의 안개를 뚫고 들어왔다. 발신자 정보를 확인했다.

병원이었다.

나는 목이 꽉 막힌 채로 전화를 받았다.

"강태준 씨 부인 되시죠." 의사의 목소리는 무겁고 침울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지만…"

그는 말을 끝낼 필요가 없었다.

"서진철 님께서 방금 운명하셨습니다."

세상이 침묵에 잠겼다. 도시의 소음, 호텔 에어컨의 윙윙거리는 소리, 심지어 내 심장 박동 소리까지. 모든 것이 그냥 멈췄다.

내 전화기가 마비된 손가락에서 미끄러져 대리석 바닥 위로 떨어졌다.

그 소리에 그들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내 파멸의 향연에 나타난 유령처럼 문간에 서 있는 나를 보며, 나는 마침내 깨달았다.

동화는 끝났다. 애초에 진짜였던 적도 없었다.

나는 그저 또 다른 계절이었을 뿐이고, 마침내 봄이 온 것이었다.

내 세상은 단지 산산조각 난 것이 아니었다. 존재하기를 멈췄다. 나는 비틀거렸고, 시야 가장자리의 어둠이 나를 집어삼키기 위해 달려들었다. 마지막으로 본 것은 강태준의 얼굴이었다. 그의 표정은 부드러운 애정에서 방해받은 것에 대한 짜증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는 방금 일어난 일의 중대함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그럴 수 없었다.

그에게는, 그게 중요하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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