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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버지를 마음에 품다

양아버지를 마음에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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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의 하 씨 가문이 애지중지하는 딸 하다영의 돐잔치를 축하하는 호화로운 연회장에는 손님들이 가져온 선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하지만 어린 소녀는 손을 뻗어 금은보화를 지나쳐 그녀의 아버지의 제일 친한 친구인 강유백의 손을 꽉 잡았다. 모두들 웃으며, 강유백이 그녀를 평생 책임져야 한다고 농담을 했다. 이후 끔찍한 화재가 하 씨 저택을 집어삼켜 가족 모두의 목숨을 앗아갔고, 맏아들 하지욱과 막내딸 하다영만이 살아남았다. 친척들은 그들의 재산을 탐하려고 두 아이를 매의 눈으로 지켜봤다. 강유백은 하지욱을 해외로 데리고 가서 교육을 받게 하고, 하다영은 자신의 곁에 두고 직접 그녀를 지도했다. 그날 이후로 하다영의 세상에는 강유백 이 아저씨밖에 없었다.

목차

제1화

재벌가의 하 씨 가문이 애지중지하는 딸 하다영의 돐잔치를 축하하는 호화로운 연회장에는 손님들이 가져온 선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하지만 어린 소녀는 손을 뻗어 금은보화를 지나쳐 그녀의 아버지의 제일 친한 친구인 강유백의 손을 꽉 잡았다.

모두들 웃으며, 강유백이 그녀를 평생 책임져야 한다고 농담을 했다.

이후 끔찍한 화재가 하 씨 저택을 집어삼켜 가족 모두의 목숨을 앗아갔고, 맏아들 하지욱과 막내딸 하다영만이 살아남았다.

친척들은 그들의 재산을 탐하려고 두 아이를 매의 눈으로 지켜봤다.

강유백은 하지욱을 해외로 데리고 가서 교육을 받게 하고, 하다영은 자신의 곁에 두고 직접 그녀를 지도했다.

그날 이후로 하다영의 세상은 강유백 이 아저씨밖에 없었다.

1

가을의 낙엽이 경성의 바람에 휘날렸다.

하다영은 전화 화면에 나타난 하지욱의 얼굴을 바라보며 가슴 깊은 곳에서 슬픔이 번져가는 것을 느꼈다.

영상 속 남자는 맞춤 정장을 입고 있었고, 10년 전 공항에서 붉어진 눈으로 떠났던 때와 같은 걱정이 가득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다영아, 이미 다음 달 비행기 표를 예약하도록 내 비서에게 부탁했어. 네가 좋아하는 별장은 네가 전에 말한 클래식한 스타일로 리모델링됐어. 분명히 마음에 들어 할 거야." 하지욱이 말했다.

하다영은 편안한 미소를 지으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오빠, 그렇게까지 안 해도 돼."

"그렇게 까지라니? 하지욱은 눈썹을 찌푸렸다. "너 국내에서 그렇게 많이 고생했잖아. 이제 우리 가족 사업이 유럽과 북미에서 잘 자리 잡았으니, 네가 명문 예술 학교에 가고 싶든 세계 여행을 하고 싶든, 내가 다 이뤄줄 수 있어." 그는 잠시 멈춘 뒤 부드러운 톤으로 말했다.

"어릴 때 프랑스의 콘서트에 가고 싶다고 늘 말했잖아."

물론 그녀는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그녀는 여덟 살이었고, 강유백의 무릎에서 콘서트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나중에 꼭 직접 가서 듣겠다고 선언했었다.

그 말을 듣고 강유백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네가 크면 내가 데리고 갈게."

주변 사람들은 강유백이 그녀를 금이야 옥이야 한다고 했다.

어쩌면 하늘에 별도 따줄 사람이었다.

과거를 회상하니, 그녀의 마음은 마치 단단히 조여지는 것 같았다.

하다영은 급히 눈을 깔았다. 눈물이 흘러 오빠를 걱정시킬 까봐 두려웠다.

"기억해요," 그녀는 약간 웅얼거리며 말했다.

영상의 다른 쪽에서 하지욱은 몇 초 동안 침묵을 지켰고, 신중하게 말을 골라냈다.

"다영아" 그가 마침내 다시 입을 열었다, 그의 톤은 조심스러웠다. "너와 삼촌...

네가 그 동안 힘들었단 걸 알아." 하다영은 주먹을 꽉 쥐었고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 들어 따끔한 고통이 퍼졌다.

그녀는 하지욱이 얼마나 무력하고 가슴 아파할지 상상할 수 있었다.

그 해의 끔찍한 화재는 하 씨 저택을 태워버렸고 그녀가 누렸어야 할 걱정 없는 어린 시절도 파괴했다.

강유백은 그녀를 안고 불길 속에서 나왔고, 하씨 가문의 친척들의 압박을 견디며 하지욱과 하다영의 유산을 지켜냈고, 그녀에게 읽고 쓰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런 감사한 마음에 변화가 생겼다.

15살 때 열이 나고 강유백이 밤새 그녀의 침대 옆을 지켰을 때 무심코 그의 따스한 손목을 만졌을 때였을까?

아니면 18살 생일에 그가 첼로를 선물하며 언젠가 전 세계가 그녀의 연주를 들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해주었을 때였을까?

그녀는 기억할 수 없었다.

사랑은 조용히 뿌리를 내렸고, 그녀가 알아차렸을 때 이미 깊고 굳건했다.

"오빠," 하다영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목소리를 차분하게 만들려고 했다.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지 알아." "아저씨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해줬고, 난 절대 잊지 않을 거야," 하지욱의 목소리는 무거웠다. "하지만 감정은 감사함 때문에 강요할 수 없어. 그는 너를 그냥 조카로, 돌봐야 할 아이로 생각해, 너는..."

"나 강요하는 거 아니야," 하다영은 당황해 높아진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바로 자신의 실태를 눈치 채고 목소리를 낮췄다. "오빠, 이해해. 내가 떠나기로 한 결정을 아저씨에게 직접 말할게."

하다영은 창 밖의 떨어지는 단풍잎을 보며 눈이 시큰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코를 훌쩍이며 화면에 미소를 지었다. "오빠, 다음 달에 꼭 갈게. 그리고... 그 땐 꼭 뉴욕에서 제일 맛있는 스테이크를 사줘야 해."

"알았어," 하지욱은 마침내 웃었다. "네가 원하는 것만큼 사줄게."

영상 통화가 끊기자 방 안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하다영은 천천히 웅크려 앉아 무릎에 얼굴을 묻고 더 이상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녀는 오빠가 그녀를 위해 그런 말을 했다는 걸 알고 있고 강유백의 친절이 사랑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감정은 덩굴처럼 자라나 그녀를 질식시킬 듯했다.

그녀는 손을 들어 입술을 만졌다. 어젯밤 그녀는 도둑처럼 다른 사람의 행복을 훔쳐 가장 부드러운 설레임을 느꼈다.

정말 한 달 뒤 떠나는 게 최선의 결정일까?

하다영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단지 강유백 떠난다는 생각에 마음 한 구석이 떼어나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아래층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하다영은 급히 눈물을 닦고 준비된 커피를 들고 아래층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마주친 장면에 넋이 나간 하다영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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