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원치 않는 짝, 비밀 백랑
10년간, 나는 아무 힘도 없는 오메가로 살았다.
내 유일한 기쁨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딸, 세아뿐이었다.
가문의 적들로부터 아이를 지키기 위해, 나는 강력한 화이트 울프라는 본성을 스스로 봉인했다.
그런 딸이 모두가 선망하는 국제 연맹 인턴십에 합격했을 때, 나는 드디어 우리의 조용한 삶이 안정될 거라 믿었다.
하지만 일주일 후, 나는 교실 구석에 구겨지듯 쓰러져 있는 딸을 발견했다.
아이의 살을 태우는 은밧줄에 묶인 채였다.
우리 팩 알파의 딸, 유라가 내 딸의 꿈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있었다.
"근본도 없는 잡것이 감히 내 자리를 넘봐?"
유라가 비웃으며 말했다.
"우리 알파 아빠가 나를 위해 마련해 준 인턴 자리라고."
세상이 무너져 내렸다.
그 알파는 내 남편, 강태준.
10년간 내 곁을 지킨 운명의 메이트였다.
신성한 각인을 통해 그에게 애타게 손을 뻗었지만, 그는 달콤한 거짓말로 나를 안심시켰다.
바로 내 눈앞에서 유라와 그 친구들이 우리 아이를 장난감처럼 고문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결정적인 배신은 그의 내연녀, 지현이 나타났을 때였다.
그녀는 '알파의 메이트' 카드, 즉 태준이 그녀에게 준 '내' 카드를 보란 듯이 흔들었다.
뒤이어 나타난 그는 모두 앞에서 나를 모른 척했다.
우리의 각인을 산산조각 내는 죄악이었다.
그는 나를 침입자라 부르며 부하들에게 벌을 내리라 명했다.
그들이 나를 무릎 꿇리고 은으로 채찍질하는 동안, 그는 그저 서서 지켜보기만 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나를 얕봤다.
내가 딸에게 준 부적과 그 안에 깃든 고대의 힘을 몰랐다.
마지막 일격이 가해지는 순간, 나는 숨겨진 통신 채널로 이름을 속삭였다.
우리 가문이 수 세대 전에 맺은 맹세를 부르짖었다.
몇 초 후, 군용 헬리콥터들이 건물을 뒤덮었고, 최고 평의회 직속 기사단이 방 안으로 들이닥쳐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루나 서하윤 님."
기사단장이 외쳤다.
"최고 평의회 기사단, 명을 받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