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1]
나는 입양된 딸이었다. 양부모의 은혜를 갚기 위해 친부모와 연락하지 않았고, 그들이 돌아가신 후 남긴 유산도 요구하지 않았다. 저 양어머니가 상처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전례 없는 폭염이 시작되었다.
가족들은 무조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약을 구해와서 다비나한테 먹으라고 했다. 다비나는 그 약이 역겹다고 망설였다. 나는 그때 지금은 아이를 가질 적절한 때가 아니라고 말했고, 다비나는 내 조언을 듣고 그 약을 몰래 버렸다.
자연재해가 발생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인공 강우를 내렸다. 우리 가족은 재난이 끝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다비나가 내 말을 듣고 약을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모두 나 때문에 가문의 대가 끊기게 됐다고 비난하며 나를 집에서 쫓아냈다.
결국 나는 타는 듯한 더위 속에서 처참하게 죽고 말았다.
다시 태어난 나는 엄청난 유산을 물려받았고, 그 유산으로 안전한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나는 에어컨을 틀고 고급 음식을 먹으면서 그들이 고통 속에서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것이다.
[2]
스미스 씨의 전화를 끊고도 그의 말이 계속 귀에 맴돌았다. "당신의 친어머니께서 돌아가셨고 당신한테 유산을 남겼습니다..."
나는 엄마가 입양한 아이였고, 엄마는 어릴 때부터 늘 은혜는 무조건 갚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래서 난 친모와 연락하지 않았다. 나는 그게 진정한 효도라고 생각했으니까.
"비가 와요! 비가 와요!"
밖에서는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며 쏟아졌다. 집 안팎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와 나를 현실로 끌어당겼다.
다비나는 갑자기 고개를 돌리며 미소를 거두었다. 그러더니 증오가 가득 찬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한 걸음씩 다가왔다.
"메리, 당신이 폭염은 적어도 삼 개월은 갈 거라고 했잖아요. 당신 말만 믿고 아들 낳는 걸 포기했어요. 그런데 밖을 봐요. 비도 오고, 종말이라더니 일주일 만에 끝났어요. 나한테 왜 그랬어요?"
모든 사람이 나를 쳐다보았고, 얼굴의 웃음이 사라졌다.
엄마는 가슴을 치며 울부짖었다. "내 소중한 손자!"
"내 아들 내놔!" 다비나가 나한테 달려들었다.
나는 당황하여 방으로 달려가 문을 잠갔다.
다비나와 엄마는 문을 두드리며 아들과 소중한 손자를 내놓으라고 했다.
마침 그때 여러 날 끊겼던 신호가 연결되며, 휴대폰에 아파트 단지에서 보낸 메시지가 도착했다.
알고 보니 이번에 내린 비는 인공강우였다. 모두를 조금이라도 시원하게 하고 물을 보충하기 위한 조치였지, 폭염은 끝나지 않았고 계속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내가 큰 소리로 밖에 있는 그들에게 상황을 설명했지만, 그들의 비난은 오히려 더 심해졌다.
"인공 강우는 좋은 징조야. 재난은 곧 끝날 거야. 정부도 우리를 포기하지 않을 거야. 며칠에 한 번씩 비가 좀 내리면 걱정할 것도 없어."
"폭염이고 종말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내가 큰돈을 들여 부적과 약을 샀는데, 이제 타이밍을 놓쳐 다 쓸모가 없어졌잖아! 내 불쌍한 손자!"
"메리, 내가 왜 당신의 말을 믿었을까요? 나 자신이 너무 한스러워요."
다비나는 자신의 얼굴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모두가 그녀를 말리려고 서둘렀고, 내 동생은 나한테 빨리 사과하라고 소리쳤다.
엄마는 더욱 큰 소리로 외쳤다. "사과로 모든 게 해결된다면 경찰이 왜 필요한데? 나는 처음부터 이 천한 것이 불길하고 재수 없고 심보가 고약하다는 걸 알았어. 애당초 우리는 입양하지 말아야 했어. 길가에 버려져 죽든 말든 내버려둬야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