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1]
유명 배우와 헤어진 후, 나는 다이빙을 하러 갔다가 거대한 문어에게 물렸다.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그 문어의 유전자가 내 몸에 융합된 것이다.
이 생물은 뇌가 아홉 개, 다리가 여덟 개, 심장이 세 개다. 갑자기 내 지능이 급격히 상승했고, 몇 년째 사랑에만 집착하던 내 모습은 이제 새로운, 커리어 중심의 사고방식으로 대체되었다. 처음으로 누가 나를 진심으로 아끼는지, 누가 가식적으로 대하는지 명확히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위선적인 매니저를 해고하고 모든 것을 내 손으로 직접 관리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댓글러들과 논쟁할 때, 백 명의 악플러도 혼자서 쉽게 상대할 수 있었다. 그 후, 그 유명 배우가 다시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댓글에는 바로바로 답하더니, 내 메시지는 왜 못 본 척하냐?"
나는 진심으로 대답했다.
"미안한데, 나는 이미 당신과는 차원이 다르거든."
[2]
1. 영화배우 블레인과의 관계는 공개되자마자 끝이 났다.
신문 기사들은 우리 관계를 마치 동화처럼 아름답게 포장했다.
"블레인이 이자벨라를 차에 태우며 그녀의 등을 다정하게 감싸안아줬어. 정말 로맨틱하네!"
현실에서는 블레인이 나를 강제로 차에 밀어 넣었다.
"이자벨라가 블레인을 바라보는 눈빛은 정말 연민으로 가득했고, 영화배우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찬 눈빛이야."
현실에서는 내가 너무 화가 나서 울고 있었다.
"여러분, 이 사진을 보세요! 블레인이 이자벨라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있어요. 혹시 사랑 고백일까요?"
나는 어이가 없었다.
사실, 그 사진 속의 블레인은 그때 나에게 "꺼져"라고 소리 지르고 있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 기사는 하루 종일 실시간 검색 1위를 차지했다.
언론과 각종 사이트의 말도 안 되는 기사들을 보니 너무 화가 나서 식욕마저 완전히 사라졌다.
그러나 나는 소심하고 비겁하다. 하루가 다 지나도록 나는 해명할 용기가 없었다.
하지만 블레인은 가만히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
다음 날 아침, 소문이 조금씩 잠잠해질 때쯤, 블레인은 갑자기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이자벨라와 별로 친하지 않습니다. 오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난리가 났다.
내 게시물 댓글과 쪽지함은 블레인의 팬들 공격으로 넘쳤다.
"아니, 한마디도 안 하고. 대체 무슨 뜻이에요?"
[연기력? 그런 거 없고 미모만 있죠. 작품? 미모만 있죠. 인품? 미모만 있죠. 정말 웃기네.]
[블레인 오빠도 말했잖아요. 억지로 엮지 말라고. 이렇게 뻔뻔한 사람 처음 본다.]
악성 댓글과 쪽지함의 욕설들을 보며,
나는 용기를 내어 블레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섯 번의 시도 끝에 그가 전화를 받았고, 귀찮은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야?"
나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트위트에 올린 글 삭제해 줄 수 있어? 적어도 한때는 사귀었잖아. 그렇게 말하면, 내가 뭐가 돼?"
블레인은 잠시 침묵하더니,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울고 있냐?"
나는 순간 무안해졌다.
나는 완전한 겁쟁이였고, 사랑에 빠진 멍청이였다.
블레인을 마주할 때마다 나는 항상 열등감을 느꼈다.
그는 영화배우로서 연기 실력도, 상업적 가치도 나보다 훨씬 뛰어났다.
그와 사귈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는 꿈만 같은 일이었다.
나는 코를 훌쩍이며 마음속으로 용기를 내라고 자신에게 말했다.
이번에는 물러설 수 없다.
긴 침묵 끝에, 나는 휴대폰을 꽉 쥐고 천천히 말했다.
"제발, 부탁이야, 그거 삭제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