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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훔친 신비스러운 그녀

내 마음을 훔친 신비스러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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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연은 남편을 사뭇 동경했지만 남편은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산을 훔쳐가 다른 여자에게 아낌없이 헌신했다. 그녀는 3년 동안 비참한 삶을 살다가 결국 버려졌고 그때 추건우가 그 지옥의 심연속에서 그녀을 끌어냈다. 그는 휠체어에 앉아 있었지만 눈빛은 송곳처럼 날카로웠다. 그녀는 협력을 제안했다. 그녀가 그의 다리를 치료해주면, 그는 그녀의 전 남편을 무너뜨리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는 그녀의 말도 안되는 제안에 비웃음을 보였지만 결국 동의했다. 그리고 그들의 무자비한 동맹이 서로 힘을 합치면서 그는 그녀의 또 다른 삶인 치유사, 해커, 피아니스트 등 신분을 발견했고, 그녀의 얼어붙은 마음도 녹여줬다. 그때 그녀의 전 남편이 비굴하게 다시 기어들어왔다. "조서연, 너는 내 아내였어! 어떻게 나를 두고 다른 사람과 결혼할 수 있어? 이제 돌아와!"

목차

제1화 선택 받지 못한 그녀

광활한 바다가 그대로 내려다보이는 대교 위에서 두 대의 차량이 아슬아슬한 속도로 질주하는 모습은 마치 액션 영화 속 광란의 추격전을 방불케 했다.

복부가 찢어질 듯한 고통을 초인적인 의지로 견뎌낸 조서연은 핸들을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주며 엑셀을 끝까지 밟았다. 그 순간, 차량은 굉음을 내며 대교 위를 미친 듯이 질주했다.

백미러에는 납치범의 차가 엄청난 속도로 따라붙고 있었고, 당장이라도 그녀의 차를 들이박고 바다 아래로 밀어낼 기세였다.

3시간 전에 조서연과 임혜지는 동시에 납치되었고, 죽을힘을 다해 임혜지를 데리고 납치범들의 소굴에서 도망쳐 나왔다.

그러나 납치범들은 두 사람을 이대로 놓아줄 생각이 조금도 없는 듯 대교 위에서 추격전까지 벌이며 끈질기게 따라붙는 것이다.

조수석에 올라탄 임혜지는 잔뜩 겁먹은 얼굴로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어대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조서연, 만약 내가 살아 돌아가지 못하면 윤호는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조서연은 핸들을 더욱 세게 움켜잡고 차갑게 식은 눈빛으로 임혜지를 노려봤다. "닥쳐."

엑셀에서 발을 떼지 않은 그녀는 머릿속으로 거리와 속도를 빠르게 계산하고 결정을 마친 듯 단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문 열고 뛰어내릴 준비 해!"

조서연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이미 운전석 손잡이에 손을 올려두고 있었다.

"나 못 하겠어." 잔뜩 겁에 질린 얼굴인 임혜지는 연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너무 무서워. 뛰어내릴 수 없을 것 같아."

"그러면 넌 여기서 죽어." 조서연의 날카로운 눈빛은 흔들림 없이 단호했다.

해상 대교가 끝나는 지점에 급커브 터널이 있었다.

"지금이야!" 조서연은 조수석을 향해 높은 소리로 외쳤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엑셀에서 발을 떼고 차에서 뛰어내렸다.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임혜지도 결국 조서연을 따라 차에서 뛰어내렸다.

위험천만한 급커브 길에서 두 사람이 동시에 뛰어내릴 줄은 납치범조차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쾅!" 하는 굉음과 함께, 속도를 줄이지 못한 두 차량은 결국 정면으로 충돌하고 말았다.

강한 충격에 의해 바닥을 몇 바퀴나 구른 조서연은 피투성이가 된 채 겨우 몸을 멈췄다.

온몸을 강타한 충격과 고통은 마치 뼈가 부서지는 듯한 통증과 비슷했다.

곧바로 두 사람이 탄 차가 굉음과 함께 폭발했고, 순식간에 번진 불길은 뒤에 따라붙은 차에 옮겨 붙으며 폭발의 여파가 다시 한번 조서연을 덮쳤다.

가슴 부근을 움켜잡은 그녀는 목구멍에 고인 피를 간신히 억눌러 삼켰다.

바로 그때, 그녀의 곁으로 고급 승용차가 경적을 울리며 다가왔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든 조서연의 눈에 반짝이는 희망이 비쳤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바로 그녀의 남편 심윤호였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는 그의 얼굴에는 그녀가 여태껏 한 번도 보지 못한 조급함이 묻어났다.

떨리는 팔로 간신히 몸을 지탱하고 바닥에서 일어선 조서연이 비틀거리며 그를 향해 다가갔다. "여보..."

하지만 심윤호는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나치더니 임혜지를 품에 꼭 끌어안는 것이다.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뜬 조서연은 적지 않게 충격 받은 얼굴이었다.

늘 그렇듯, 심윤호의 일 순위는 항상 임혜지였다.

가슴이 난도질 당한 느낌과 함께 온몸의 피가 차가워지는 것 같더니 발 밑에서부터 무기력감이 전해졌다.

심윤호는 그녀의 남편이지만, 그에게는 임혜지가 우선이었다.

두 사람이 동시에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왔지만, 심윤호는 그녀의 상태도 확인하지 않고 임혜지를 위로했다.

임혜지를 품에 안은 심윤호는 조심스레 그녀의 몸 상태를 확인했다.

"혜지야, 다친 데는 없어?" 다급하게 묻는 그의 목소리에 걱정이 가득 묻어났다.

임혜지는 그의 어깨에 기대 흐느끼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오빠가 제때 나타나지 않았다면, 조서연 손에 죽었을 거예요."

임혜지가 하는 말을 들은 심윤호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지더니 곧장 조서연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납치도 네가 계획한 거야?"

조서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자리에 얼어붙었다. "우린 둘 다 납치당한 거였어! 난 임혜지를 구하려다 죽을 뻔했다고!"

애초에 임혜지는 끝까지 짐만 되는 존재였다. 만약 임혜지를 데리고 나오지 않았다면, 조서연은 이렇게 심하게 다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임혜지는 그녀의 은혜에 감사하는 대신 그녀를 비난하고 있었다!

심윤호의 품에 안긴 채 억지 눈물을 흘리던 임혜지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건 처음부터 네가 꾸민 일이잖아. 납치범이 나한테 다 털어놨어. 네가 그들과 한패라고."

조서연은 완전히 넋을 잃은 표정이었다. 임혜지가 뻔뻔한 사람인 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뻔뻔할 줄은 정말 몰랐다.

솔직히 오늘 납치 사건은 임혜지가 직접 계획한 일이라고 고백해도 그녀는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납치범들은 처음부터 조서연만 괴롭혔지, 임혜지를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서연은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겨우 억누르며 차갑게 말했다. "오늘 네가 한 거짓말,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조서연!" 그때, 심윤호는 조서연 앞을 막아서며 소리쳤다. 목소리에 혐오감과 경멸이 뚜렷하게 묻어났다.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못될 수 있어? 내가 너 같은 사람과 결혼했다는 게 너무 끔찍해. 오늘 일,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

말을 마친 그는 임혜지를 품에 안고 차로 빠르게 걸어갔다.

조서연은 제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몸 곳곳에서 전해지는 통증은 마음의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일순간, 그녀는 파도처럼 밀려오는 무력감에 해명할 기력마저 남지 않았다.

어차피 심윤호는 그녀의 말을 믿지 않을 텐데, 해명할 이유조차 없어 보였다.

임혜지의 억울한 목소리거나 눈물 한 방울이면, 심윤호는 의심조차 하지 않고 그녀의 편에 설 것이다.

조서연은 심윤호가 임혜지를 품에 안고 빠르게 차 쪽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봤다.

심윤호의 가슴에 얼굴을 기대고 있던 임혜지는 조서연을 향해 의기양양한 눈빛을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지금이 분명 한여름, 6월인데도 그녀는 속이 얼어붙는 듯한 한기를 느꼈다.

몇 년 전, 심윤호가 심한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그녀가 목숨까지 내걸고 그를 안전한 곳까지 끌고 나왔다.

이후 그녀는 정신을 잃었고,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이야기는 완전히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어느새 임혜지는 심윤호의 생명을 구해준 은인이 되었고, 조서연이 아무리 변명해도, 그는 그녀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더 어처구니없는 사실은 심윤호는 임혜지가 생명의 은인이라고 완전히 확신했고, 그녀는 그의 관심을 끌기 위해 거짓말까지 꾸며내는 악랄한 사람으로 인식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처음부터 그녀는 알고 있었다. 심윤호는 임혜지에게 더 호감을 느끼고 있었고, 이 결혼은 철저한 정략 결혼일 뿐이었다.

3년이라는 긴 결혼 생활에도 심윤호는 그녀에게 애정조차 준 적 없었다. 사랑은커녕 기본적인 존중조차 받아본 적이 없었다.

알고 보니 결혼 전날 밤, 임혜지는 그녀를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것처럼 조작해 누명을 씌운 것이다. 실제로는 아무 일도 없었지만, 심윤호의 눈에 그녀는 이미 더럽혀진 여자일 뿐이었다.

그날 이후, 조서연의 결혼 생활은 지옥과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마약 혐의를 받고 감옥에 갇혔고, 회사는 한순간에 무너졌으며 그 때 심윤호가 나타나 직접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조서연의 어머니는 일찍이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슬픔을 이기지 못해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를 잃은 조서연은 평생 아버지를 원망하며 자랐고, 감옥에 갇힌 아버지가 벌을 받는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당시 그녀는 심윤호가 절망의 끝에서 손을 내밀어준 줄 알았다.

하지만 그 모든 건 착각이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는데 심윤호는 그녀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녀의 아버지를 감옥에 가두고 기회를 틈타 조씨 그룹까지 손아귀에 틀어쥔 것이다. 모든 게 계획된 음모였던 것이다.

그리고 심윤호의 야망이 모두 이루어진 후, 그녀를 향한 그의 감정은 증오로 변했다. 평소엔 함께 사는 집에 발길조차 하지 않았고, 마주칠 때마다 끝없는 모욕만을 안겼다.

지나간 기억들이 되살아나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서러움이 북받쳐 올랐다.

조서연은 더는 버틸 수 없었다. 비틀거리며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가더니, 결국 입에서 붉은 피를 토하고 말았다. 시야가 흐려지고, 점점 모든 것이 어둠 속에서 가라앉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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