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들은 실수를 저질렀다. 그들은 나를 조용히 시키려고 내 휴대전화를 돌려주었다. 나는 항복한 척하며, 수년 동안 숨겨두었던 번호로 마지막으로 필사적인 전화를 걸었다. 그 번호는 내 남편의 세상을 불태워버릴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가문의 수장인 내 친아버지, 구민혁의 번호였다.
제1화
신서희의 시점
나는 세상 사람들이 알게 된 것과 똑같은 방식, 즉 내가 주최한 자선 갈라쇼에서 눈이 멀 듯한 카메라 플래시 속에서 내 결혼 생활이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순간 나는 탄산수 한 잔을 손에 우아하게 든 채, 내 안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 우리의 비밀이자 우리의 기쁨에 마음을 두고 미소를 짓고 있었다. 다음 순간, 한 기자가 내 얼굴에 휴대전화를 들이밀었고, 화면에는 속보 알림이 빛나고 있었다.
"차서희 사모님, 남편분의 중대한 발표에 대해 하실 말씀 있으세요?"
헤드라인은 적나라하고 잔인했다. 기술계의 거물 차지한과 소꿉친구 우이서, 첫 아이 임신.
내 폐 속의 공기가 얼음으로 변했다. 내 미소는 얼굴에 얼어붙었고, 금이 가서 산산조각 날 것만 같은 위태로운 가면이 되었다. 수백 개의 시선이 나를 향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화려한 연회장 전체에 독의 물결처럼 속삭임이 퍼지기 시작했다.
나는 느리고 기계적인 움직임으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 그곳에 지한이 있었다. 내 남편, 지한. 지한은 방 건너편에서 우이서와 함께 서 있었고, 지한의 손은 소유하듯 우이서의 허리춤에 얹혀 있었다. 우이서는 눈물이 고인 애정 어린 눈으로 지한을 올려다보고 있었고, 우이서 자신의 손은 거의 나오지도 않은 배를 보호하듯 감싸 안고 있었다.
그들은 완벽한 그림이었다. 세상과 아름다운 비밀을 공유하는 사랑스러운 커플.
내 것이었어야 할 비밀.
사냥감을 감지한 독수리 같은 기자가 더 가까이 다가왔다. "사모님과 차지한 씨가 별거 중이시라는 게 사실이에요?"
지한이 마침내 나를 보았을 때 지한의 눈에 당혹감이 번졌다. 지한은 기자와 휴대전화, 그리고 무너져 내리는 내 표정을 보았다. 이서를 잡은 지한의 손아귀가 아주 짧은 순간 동안 꽉 쥐어졌다가 놓였고, 지한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붐비는 방 건너편에서 우리의 시선이 마주쳤다. 멈춰버린 그 짧은 순간 속에, 우리가 함께한 7년의 삶이 펼쳐졌다가 죽어버렸다. 내가 지한의 첫 번째 앱 코드를 구상하는 것을 도왔던 늦은 밤들, 내 양부모가 내 진로 선택을 비난했을 때 지한이 나를 안아주었던 모습, 우리 아이, 우리 아들은 우리 둘 다 진정으로 받아본 적 없는 사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난주에 속삭였던 약속.
그 모든 것이 재로 변했다.
차갑고 조용한 분노가 내 가슴속에 쌓이기 시작했고, 빙하 같은 힘이 충격을 밀어냈다. 나는 지한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방 안의 웅성거림은 조용해졌고, 군중은 홍해처럼 내 앞에서 갈라졌다. 유일한 소리는 대리석 바닥에 부딪히는 내 구두 굽의 일정하고 의도적인 또각거림뿐이었다. 걸음 하나하나가 우리 결혼의 토대를 내리치는 망치질이었다.
나는 지한의 바로 앞에 멈춰 섰다. 나는 이서를 쳐다보지 않았다. 내 온 세상은 지한의 잘생기고 기만적인 얼굴로 좁혀져 있었다.
"내가 진짜로 믿을 만한 거짓말을 생각해 낼 수 있도록 60초의 시간을 줄게요." 나는 온기가 전혀 없는, 위험할 정도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한은 입을 열었고, 지한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이 이미 발동하고 있었다. "서희야, 여보, 보이는 것과 달라요. 집에 가서 내가 다 설명할게요."
나는 지한이 말을 끝내게 두지 않았다. 내 손은 흐릿한 움직임으로 제멋대로 움직였다. 내 손바닥이 지한의 뺨을 때리는 짝 소리가 동굴처럼 거대한 연회장의 고요함 속에 울려 퍼졌다. 관중들 사이로 집단적인 헉 하는 숨소리가 물결쳤다.
지한은 멍하니 그곳에 서 있었고, 지한의 피부 위로 내 손의 붉은 자국이 피어올랐다. 지한은 화가 난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지한은 그저... 들킨 것처럼 보였다.
"제발, 지한을 탓하지 마세요!" 이서가 우리 사이에 끼어들어 지한의 가슴에 손을 얹으며 낸 목소리는 거짓된 연약함이 섞인 지나치게 달콤한 속삭임이었다. "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제가 외로웠어요. 지한은 그저 친절을 베푸셨을 뿐이에요."
완벽한 타이밍에 눈물로 반짝이는 이서의 눈이 내 눈에 고정되었다. 그 눈에는 사과가 없었다. 오직 승리감뿐이었다.
내 안의 분노가 마침내 얼음을 깨고 나왔고, 뜨거운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나와 차가운 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나는 내 마지막 평정심이 산산조각 나는 것을 느꼈다.
지한이 나에게 손을 뻗었고, 지한의 목소리는 절망적으로 긁히는 소리였다. "서희야, 제발요."
지한은 나를 품에 끌어당기려 했지만, 나는 불에 덴 것처럼 지한의 손길을 피해 움찔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세요." 나는 목이 멘 소리로 내뱉었다.
지한의 홍보 담당자가 지한의 곁에 나타나 지한의 귀에 다급하게 속삭였다. 지한의 턱에 힘이 들어갔다. 지한은 홍보 담당자에서 지켜보는 얼굴들의 바다로, 이서의 애원하는 표정으로, 그리고 마침내 다시 나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지한의 눈에 깃든 계산적인 빛은 역겨웠다.
"아이는 제 아이예요." 지한이 말했고, 지한의 목소리는 이제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듣고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해 맑고 단호해졌다. "이서와 저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어요. 우리는 이 일을 함께 이겨낼 거예요."
이서는 부드러운 흐느낌을 내뱉으며 지한에게 기대어 지한의 비싼 정장에 얼굴을 파묻었다. 지한은 이서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이서를 가까이 끌어안았다. 보호하는 몸짓. 지한이 만들어낸 잔해 속에 홀로 서 있는 임신한 아내인 나에게는 제공하지 않았던 몸짓이었다.
"지한,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나는 목에 말이 걸린 채 속삭였다. "우리 아이는 어쩌고요?"
지한은 마침내 나를 보았고, 지한의 눈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지한 자신을 위한 고통으로 어두워져 있었다. 내가 상징하는 불편함에 대한 고통이었다.
"집에서 얘기해요." 지한이 낮고 굳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지한은 울고 있는 이서를 출구 쪽으로 이끌기 시작했고, 지한의 팀은 근위대처럼 그들 주위로 대열을 좁혔다.
지한은 나를 떠나고 있었다. 지한은 굴욕을 마주하도록 나를 이곳에 홀로 남겨두고 있었다.
나는 그들이 걸어가는 동안 얼어붙은 채 서 있었다. 지한의 공개적인 선언의 무게가 숨 막히는 수의처럼 내 위로 내려앉았다. 지한은 단지 외도를 인정한 것이 아니었다. 지한은 공개적으로 다른 여자의 아이를 자신의 아이라고 주장했고,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아이를 지워버렸다.
내 다리에 힘이 풀렸고 나는 뒤로 비틀거리며 손대지 않은 샴페인 잔들이 가득 놓인 테이블을 짚고 버텼다. 방이 빙빙 돌기 시작했다.
지한의 회사인 차 테크는 10년 만에 최대 규모의 기업 공개(IPO)를 앞두고 있었다. 스캔들, 지저분한 이혼, 사생아는 재앙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임신한 소꿉친구 곁을 지키는 기술계의 거물이라니? 그것은 의리의 이야기였다. 그것은 고귀했다.
그것은 지한의 야망의 제단에 나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우리 아이를 희생시킨 거짓말이었다.
엿보는 시선과 번쩍이는 카메라를 피해 나를 곁문으로 에스코트하기 위해 지한의 경호원 중 한 명이 다가왔을 때, 역겨운 깨달음이 떠올랐다. 지한은 단지 실수를 한 것이 아니었다.
지한은 선택을 한 것이었다. 그리고 지한은 나를 선택하지 않았다.
지한은 이서를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