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을 앓는

간호사가 나를 도왔다. 그녀는 내 몸에 헐렁하게 맞는 버려진 환자복을 찾아주었고

되었다. 멀리서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 젖은 아스팔트 위를 스치는 타이어 소리, 미친 듯이 뛰는 내 심장 소리. 나는 주머니 속

서 출입 신청서에 겨우 서명할 수 있었다. 지루한 눈을 한 ‘데이비드’라는 이름의 젊은 직원은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았다.

색 밀랍으로 봉인된 두꺼운 양피지 봉투 하나가 놓여 있었다.

뒤섞여 서툰 내 손

는 고풍스러웠고, 해석하기 어려운 격식 있는 법률 용어였다. 하

름,

이름. 숨이

태

병적으로 은둔하는 TJ 그룹의 CEO. 그는 서울 상류층 세계의 유령이었고, 그의 제국은 최진혁이 그

철갑처럼 단단하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혼 계약서였다. 다른 시대의 유물이었고, 두 강력한 가문을 합병하기 위한 왕조적

가진 계약서.* 그 대담함, 그 중세적인 기묘함이 아찔했다. 부모님

고 까칠하게 느껴졌다. 도시는 깨어나고 있었고, 거리는 평범한 삶, 평범한 문제를 가진 사람들로

그들을

무 날카로웠고, 그들의 부동자세는 너무 포식자 같았다. 그들 중 한 명이 귀에 전화기를 대고, 그의 눈은 정

았다. 뇌가 명령을 내리기 전에 다

며 때렸다. 나는 사람들을 밀치고 지나가며 그들의 화난 외침을 무시했다. 환자복

이 가장 먼저 찾아볼 곳이었다. 호텔은 신분증과 신용카드가 필요했고, 둘

힐끗 쳐다보았다. 그들은 더 가까워져 있었고, 무섭고 민

갉아먹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잡힐 것이다. 그들은 나를 끌고 돌아갈 것이고, 최진혁은 그의

그것을

각처럼 솟아오른, 권력과 야

서울 전체에서 최진혁이 쉽게 손댈 수 없는 유일한 장소였다. 용

로질러 빛나는 유리와 강철 입구를 향해 질주했다.

반사했다. 청동과 강철로 된 거대한 추상 조각이 공간의 중심을 차지했다. 공기에서는 돈 냄새, 깨끗하고 무균적인 냄새, 그리고 아마도 백

헝클어진 머리, 공황 상태의 호흡—이 모든

원이 즉시 나를 가로막았다. “

해요.” 나는 목이

“그러시겠죠. 당신뿐만 아니라 모두가

남자들은 이제 문 앞에 있었고, 다른 경

이고 날카로운 비

태준

든 머리가 돌아갔다. 모든 대화가 멈췄다. 뒤

굳어졌다. “이걸로

다. 나는 두꺼운 양피지를 흔들며 들어 올렸다. “

. 나는 주위 사람들의 얼굴에서 연민과 불신을 볼 수 있었다.

때, 변화

아트리움 저편의 웅장하고 떠 있는 계단 근

시선을 따라

, 제2의 피부처럼 보이는 완벽하게 재단된 양복을 입고 있었다. 이 거리에서도 그에게서 발산

광대뼈, 강한 턱, 그리고 검은 머리. 하지만 나를 사로잡은 것은 그의 눈이었다. 그것은 놀랍도록 차가운 회색이었고, 아트리

남자. 그리고 그의 얼음 같은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