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도 뜨지 않은 어두운 새벽. 666호실 방문의 살짝 열린 틈 사이로 입가에 번진 립스틱과 헝클어진 머리를 미처 정리하지 못한 유소월이 하이힐만 손에 쥔 채 까치발을 하고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왔다.
전날 회사 워크숍에서 그녀의 세상이 무너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자 친구가 양다리를 걸쳤다는 사실을 알게 된 유소월은 실연의 아픔을 두 잔의 술로 잊으려 했고, 취기를 이기지 못해 비틀거리다 방을 잘못 들어간 것이다.
방문을 열자마자 낯선 남자가 침대에 누워있는 것을 발견한 유소월이 당장 방을 나서려 했지만, 비틀거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남자의 품 안에 쓰러지고 말았다.
남자의 몸이 잠깐 경직된 것 같더니 이내 낮게 속삭이는 목소리와 함께 그녀의 턱을 살짝 움켜쥐고 입술을 뜨겁게 맞췄다.
유소월은 당장이라도 남자를 밀쳐내려 했지만, 입술을 따라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는 남자의 뜨거운 입술과 빠르게 뛰는 심장 소리에 취기와 슬픔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결국 남자의 따뜻한 품에 몸이 녹아 내릴 것만 같았던 그녀는 모든 것을 내어주고 말았다.
그녀의 허리를 움켜잡는 남자의 커다란 손과 함께 동시에 느껴지는 낯선 통증을 느꼈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뜨거웠던 순간이 지나가고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후회 막심했지만 어쩔 방법이 없었다.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유소월은 까치발을 하고 몰래 방을 빠져 나왔다.
굳게 닫힌 방문에 적힌 번호판을 확인한 유소월은 그대로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그녀와 함께 밤을 보낸 사람은 부서 총괄 관리자인 송이동이였다.
다시 고개를 돌린 그녀의 입술을 비집고 안도의 한숨이 새어 나왔다.
송이동은 여자관계가 복잡하기로 유명한 상사다. 여태껏 만나온 여자 친구는 두 손으로 셀 수 없을 정도였기에 하룻밤의 관계는 그에게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방이 워낙 어두웠기 때문에 그는 유소월의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했고 기억조차 못 할 것이다.
유소월은 두 사람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유소월은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몸 곳곳에 남은 지난밤의 흔적을 감추기 위해 목이 높은 스웨터를 입었다.
그녀가 옷을 갈아입자마자 동료 주경하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소월아, 빨리 문 열어. 큰일 났어. 빨리 나와봐."
주경하의 다급한 목소리에 유소월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나와 송이동이 하룻밤을 보낸 사실이 벌써 소문난 걸까? 아직 날도 완전히 밝지 않았는데?'
송이동은 성세 그룹의 임원이지만, 그녀는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인턴에 불과했다.
설령 소문이 퍼진다 해도 바람둥이인 송이동은 어떤 타격도 받지 않겠지만, 유소월은 엄청난 소문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고위 임원과 몸을 섞은 인턴. 회사에 적응하기도 전에 끝나버릴 것이다.
유소월은 마음을 가다듬고 천천히 방문을 열었다.
잔뜩 흥분한 표정을 한 주경하는 유소월의 창백한 얼굴과 뻣뻣한 움직임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빨리 나와. 내가 엄청난 사람을 보여줄게. 누군지 알아? 우리 회사에서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사람이야. 안 대표님이 우리 워크숍에 나타났다니까!"
유소월은 비밀을 들키지 않았다는 사실에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주경하가 쉴 새 없이 떠드는 소리에 겨우 마음을 가다듬은 유소월은 그녀를 따라 유난히 시끄러운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유소월은 베일에 싸인 대표 안성주를 면접 날에 한 번 본 적이 있다. 고작 한 번이었지만 결코 잊을 수 없을 만큼의 강렬한 인상이 남아 있었다. 위험할 정도로 완벽하게 잘생긴 그의 몸에서 압도적인 위압감이 느껴졌다.
안성주는 파산 직전에 이른 회사를 혼자의 힘으로 7년 만에 완벽하게 일궈냈다.
면접을 볼 때, 안성주는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유소월은 그의 매력에 단번에 빠져들고 말았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느껴지는 압도감에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존경심이 피어 올랐다.
그런 안성주가 창가 옆자리에서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꼿꼿하게 앉아 있는 모습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완벽했고, 우아한 몸짓에서 권위가 느껴졌다.
유소월은 엄청난 매력과 자신감을 뿜어내는 안성주를 가만히 지켜봤다.
대부분의 여자 직원들은 일부러 안성주와 가까운 자리에 앉아 그의 얼굴을 훔쳐보며 낮은 목소리로 의논했다.
"우리 대표님이 너무 잘생긴 것 같아요."
"대표님 목에 키스마크가 남아 있던데, 어젯밤에 대표님과 밤을 보낸 행운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옆자리에서 또렷하게 들려오는 키스마크라는 단어에 유소월은 본능적으로 스웨터 옷깃을 더 잡아당겼다. 어젯밤에 자신이 저지른 무모한 짓을 떠올린 그녀는 안성주를 보고 느낀 설렘의 감정은 금세 사라졌다.
그녀의 맞은편에 앉은 주경하는 안성주의 목에 남은 흔적을 무척이나 궁금해하는 눈치였지만, 유소월은 대꾸할 기력조차 남지 않았다.
그때, 레스토랑에 오만하게 모습을 드러낸 송이동이 안성주의 맞은편에 앉았다.
"대표님, 잘 주무셨어요?" 송이동이 꽤나 건방진 말투로 물었다.
안성주는 우아하게 아침을 먹으며 레스토랑을 가볍게 훑어봤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유소월에게 잠깐 시선을 고정한 그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괜찮았어." 안성주가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곧바로 뜨거운 시선을 느낀 유소월은 당황한 듯 몸을 더욱 움츠리더니 손으로 얼굴을 가렸고, 당장이라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방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송이동은 낮은 목소리로 불평을 늘어놓았다. "대표님, 제 허락도 없이 제 방을 차지했으니 두 다리 뻗고 편하게 잘 수 있었겠죠. 저는 근처에 빈방이 없어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요? 이런 저를 조금이라도 불쌍하게 여겨주세요."
성세 그룹 직원 모두가 호텔에 모여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었기에, 남은 방이 없었다. 안성주가 갑자기 호텔에 나타난 탓에, 스위트 룸을 차지한 송이동이 그에게 방을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안성주는 개의치 않은 얼굴로 태연하게 대답했다. "돌아가서 월급 인상 해줄게."
그 말을 듣고 송이동의 안색이 금세 밝아지더니 이내 허리를 굽실거리며 자세를 낮췄다.
한세희에 대한 강지한의 집착은 그 누구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티가 났다. 남자는 여전히 차가운 척, 신경 쓰지 않는 척 굴었지만 한세희에 대한 소유욕과 접근하는 남자들에 대한 질투에 그는 미칠 것 같았다. 3년 동안 강지한의 비서로, 비밀 애인으로 곁에 있어왔던 한세희는 남자가 결혼한다는 소식과 함께 이 관계도 끝내고 싶었다. 하지만... 왜 계속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걸까? 이어지는 강지한의 부드러움과 애매 가득한 눈길에 한세희는 헷갈리기 시작하며 점점 자신의 선택과 마음을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그 때. 한세희가 임신을 했다. 심해지는 입덧에, 강지한의 집착에, 그리고 탐욕스러운 엄마의 압박에 한세희는 점점 절망속으로 빠져들게 되었고 결국 고통속에서 사라졌다. 5년 후, 다시 돌아온 한세희는 더 이상 예전 모습이 아니었다. 익숙하지만 낯선 그녀의 모습에 강지한은 천천히 다가가려 했다. 5년 동안 미친듯이 사무치는 그리움과 사랑을 한세희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두 사람의 사랑은 결국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함께 지켜보세요~
임하늘은 3년 동안 이부인한테 순종해왔고 사랑하기 때문에 참고 양보했지만, 남편 이준재에게 늘 무시당했다. 그는 심지어 여동생이 임하늘을 술에 취하게 먹이고 고객의 침대로 보내는 것마저 눈감아 주었다. 완전히 정신차린 임하늘은 이혼 합의서를 남기고 떠났고, 나중에 만인의 사랑을 받는 눈부신 진주가 되었다. 재회할 때 그녀는 자신만만하고 침착했으며, 곁에는 이미 귀인이 함께했다. 이준재는 라이벌이 자신과 생김새가 매우 닮았다는 것을 발견하고서야 자신이 지금까지 다른 사람의 대체품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그녀를 구석에 몰아 세우고 벽치기를 하며 물었다."임하늘, 날 가지고 논거야?"
"아빠, 저는 김현욱과 헤어지고 최강의 마피아 가문인 빅토리 가문과 손을 잡을 수 있어요. 그 잔인한 상속자와 결혼할게요." 가운을 헐렁하게 걸치고 있는 이유빈의 목에는 키스 자국이 여기저기에 선명히 나 있었다.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어요. 아버지가 제 조건을 받아주신다면, 저 시집갈게요." 전화 너머로 그녀의 아버지 이호준이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지만, 이유빈은 갑자기 전화를 끊어버렸다. 김현욱은 욕실에서 나와서 젖은 머리카락의 물방울을 닦았다. 그러고 나서 그는 이유빈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침대로 함께 굴러떨어졌다.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지만, 이유빈의 눈은 차가웠다. 코스타 가문의 딸인 이유빈은 본인의 신분을 속인 채 가문의 지방 책임자인 김현욱과 5년간 비밀리에 연애를 했다. 그녀는 3일 전에 납치당했었다. 납치범들은 김현욱의 손에 있는 물건을 노리고 그녀를 인질로 삼았고, 그들은 이유빈으로 김현욱을 협박하려 했다. 그녀는 밤새도록 배터리가 없어질 때까지 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결국 김현욱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놈들은 이유빈을 절벽으로 떨어뜨렸고 그녀는 온몸에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상처를 입었다. 다행히 가문의 수장이 구해준 덕에 그녀는 간신히 목숨을 보전할 수 있었다. 그날 밤 김현욱은 그녀 아버지의 사생아인 이예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유빈은 그제야 김현욱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었다. 김현욱은 오늘 그녀에게 청혼했고, 정신을 차린 이유빈은 그를 위해 깜짝선물을 준비했다. 바로 김현욱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다.
고시아는 한때 강민규의 일편단심으로 마음이 따뜻했지만 그의 배신은 깊은 상처를 남겼다. 고시아는 강민규의 앞에서 웨딩 사진을 태워버렸는데 그는 여전히 애인에게 노골적인 메시지를 보내기에 바빴다. 가슴이 답답하고 완전히 체념한 고시아는 가차없이 그의 뺨을 내리치고는 두 연놈을 성사시키고 떠났다. 그리고 그녀는 그와의 결혼을 포함한 자신의 모든 신상을 지우고 비밀 연구 팀에 가입했다.물론 그에게 깜짝 놀랄만한 선물도 남겼다. 출시일에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고 강민규의 회사는 부도의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그제야 그는 그녀를 미친 듯이 찾아다녔지만 그가 발견한 것은 그녀의 사망증명서뿐이고 그는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다시 만났을 때, 한 갈라쇼에서 고시아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나타나 어느 재벌 옆에 서 있었다. 강민규는 뒤늦게 후회하며 애원했다. "시아야, 내가 잘못했어. 다시 시작하자."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옆에 재벌의 팔짜을 끼며 말했다. "이젠 당신과 나는 급이 달라, 자기야."
결혼식 날, 김준현은 마음속에 잊지 못할 여인을 만나러 가기 위해 나를 버렸다. 내가 그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항상 나에게 상냥하던 그는 처음으로 초조해 보였다. "결혼식은 중요하지 않아. 나중에 내가 너한테 더 잘해줄게." 실망한 나는 결혼을 취소하자고 제안했다. 김준현은 내가 단지 화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친구들이 그를 설득하려 했을 때도, 그는 "괜찮아. 화가 가라앉으면 그녀는 다시 돌아올 거야."라고 말했다. 그러던 중 김서진이 우리의 혼인 증명서를 온라인에 게시했다. 김준현은 갑자기 미쳐버린 듯 찾아와서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문이 열리자 김준현은 그곳에 서 있는 남자를 보고 잠시 멈칫했다. 나는 그 남자 뒤에서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 "조카분, 이렇게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에요?"
경성에서 모두가 알고 있다. 육수연이 가짜 아가씨 신분이 밝혀지고 나서 남편한테 이혼 당하고 부모한테 버림받고 형제들한테 무시당했다. 시댁에서 과감하게 그녀를 쫓아냈는데 생각지 못하게 슈퍼 재벌인 안우혁과 엮이게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안우혁이 육수연을 언제 차버리나 기대하고 있을 때, 육수연이 자신의 숨겨온 신분을 하나씩 밝히기 시작했다. 그녀의 신분은 갈수록 충격적이었고 난다 긴다 하던 재벌들이 하나같이 그녀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쓰레기 같은 그녀의 전 남편은 그녀가 돌아오기를 애원했지만, 그녀는 그를 단호히 거절하고 현 남편인 안우혁과 눈을 마주하며 말했다. "자기야, 난 자기만을 사랑해." 그는 그녀의 뺨을 가볍게 스다듬으며 웃어 보였다. "그래, 나도 당신을 믿어." 최근 국제 사회는 세 가지 사건들로 혼란에 빠졌다. 육수연의 이혼, 안우혁의 결혼, 그리고 이 슈퍼리치 부부가 평범한 척하며 사통하여 모든 것들을 휩쓸어 갔다.
© 2018-now CHANGDU (HK) TECHNOLOGY LIMITED
6/F MANULIFE PLACE 348 KWUN TONG ROAD K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