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내 영혼은 허공에 떠올라 분노에 차 전화를 끊는 여자 경찰관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무정할 수 있지? 아내가 죽었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잖아! 얼마나 냉혈한인 거야?"
옆에 있던 남자 경찰관이 내 시체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아직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거겠죠."
나는 눈을 깜빡이며 옆에 놓인 부엌칼을 보았다. 여러 번의 타격으로 인해 칼날이 무뎌져 있었다. 내 영혼은 칼이 내 몸을 내리쳤을 때의 극심한 고통을 여전히 느끼는 듯했다.
의식이 사라진 순간부터, 나는 다시 눈을 떠 이 떠도는 영혼의 상태가 되었다.
테오의 전화 목소리는 나를 완전히 무감각하게 만들었다.
테오와 결혼했을 때, 다들 그가 정말 좋은 남편이라고 했으니까.
하지만 이 사랑스러운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못하고 산산조각이 났다.
내가 임신 9개월이었을 때, 행사에서 돌아온 테오를 부축하다가 다른 여자의 이름을 들었다.
그 여자는 테오의 첫사랑, 발레리였다.
그가 나와 결혼한 이유는 내가 발레리와 조금 닮았기 때문이었다.
그날 밤, 테오는 잠결에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겉으로는 나를 잘 대해주는 척하며, 미친 듯이 사랑하는 척했다. 그 밤이 그냥 내 상상이었던 것처럼.
그러던 세 달 전, 그의 첫사랑이 돌아왔다.
그는 변했고, 늦게까지 밖에 머물거나 집에 아예 들어오지 않기도 했다.
나는 자주 그에게서 다른 여자의 향수를 맡았다.
내 영혼은 경찰서를 나와 보이지 않는 힘에 이끌리듯 떠돌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테오 옆에 서 있었다.
처음으로 발레리를 직접 보았다.
이전에 사설탐정을 고용해 발레리를 조사했었다. 사진에서는 닮았다고 느꼈지만, 실제로 보니 그다지 닮지 않았다.
발레리가 다가왔다. "테오, 에밀리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 돌아가서 확인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
나를 언급하자, 테오는 약간 찡그렸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겠어? 어제는 아들 병을 핑계로 날 불러들였고, 오늘은 경찰이 전화해서 그녀가 죽었다고 하잖아."
그는 말하면서 비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조용히 그를 바라보며, 그에게 내가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 충격을 받았다.
나는 집착하는 타입이 아니었다. 심지어 이혼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테오는 거부했다. 이해할 수 없었다.
발레리가 그의 마음에 있다면, 나와 이혼하는 것이 그의 선택이어야 했다.
"정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확인하러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발레리가 부드럽게 말했다.
테오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네가 조금이라도 그녀처럼 상냥하고 배려심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나는 입술을 꾹 다물고 그 둘을 조용히 바라보며, 쓰라린 고통이 밀려왔다.
죽어서도 내 영혼이 고통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전화벨 소리가 날카롭게 울리며 순간이 끊겼다. 테오는 전화를 받았다.
그의 표정이 즉시 변하며 짐을 챙겼다.
발레리가 몸을 돌렸다. "테오, 무슨 일이야?"
"에밀리에게 문제가 생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