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한 후 그녀가 한 첫 번째 일은 배민성의 약혼녀가 되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 누구든 다 괜찮아, 그런데 왜 하필, 배민성이냐고!" 남자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 배민성과 남태우는 서로 적대적 관계였다. "당신과 상관 없는 일이지 않나? 당신은 민세라만 잘 지키세요." 그렇게 말하고 임경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갔다. 평범한 여자라고 생각한 임경아에게는 남태우가 몰랐던 모습들이 많았다.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피아니스트." "신비로운 디자이너가 모습을 드러냈다." "놀라우 투자자가 바로......" 정체가 드러났을 때 남태우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임경아를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법원을 나오는 임경아의 손에는 두 장의 이혼 서류가 들려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평온했다.
삼 년이 넘는 결혼 생활이 끝났다는 생각에 슬프기도 했지만 안도감이 더 컸기 때문이다.
그녀의 전 남편인 남태우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다. 심지어 전 날밤 술에 취해 그녀와 처음 잠자리를 가졌을 때도 다른 여자의 이름을 불렀다.
임경아는 우울한 감정을 억누르며 택시를 잡기 위해 길 가로 나갔다. 잠시 후 검정색 외제차 한 대가 그녀 앞에 멈췄다. 반 쯤 열린 창문 사이로 차가운 눈빛을 한 잘생긴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차 안에 탄 남자는 마치 완벽함의 상징이었다.
"병원에서 세라에게 또 병세위급통지서 진단이 보내왔어. 같이 병원에 가자." 그의 말에는 감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민세라, 어김없이 그의 입에서 그녀의 이름이 나왔다.
물론 그들이 이혼을 한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임경아는 그녀의 이름이 거슬렸다.
"싫다면요?" 임경아는 부드럽게 말을 했지만 모습은 결연했다.
남태우는 그녀의 말에 얼굴을 찡그렸다. 그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잘 따르던 그녀가 이혼한 첫 날부터 태도가 달라졌다.
그는 불쾌함에 더욱 차가워진 눈으로 천천히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 집안 상황이 어떤지 잊었어? 그게 아니면 민세라가 누구 때문에 차 사고를 당해서 저렇게 누워있는지 알려줄까?"
그의 말에 임경아는 심장이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그녀에게 가족이 파산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건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삼 년 전의 차 사고는 못이 되어 평생 그녀의 가슴에 박혀 있었다.
사고 당시 그녀의 남동생인 임경호가 민세라와 함께 차에 탑승해있었다. 사고 후 민세라는 심각한 중상을 입게 되었지만 임경호는 사고에 대해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임경호는 살인 혐의로 기소되었고 현재 감옥에 들어가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이제 한 달 뒤면 그가 출소할 것이다.
"임경호가 더 오래 감옥에 있길 원한다면..." 그의 어두운 눈빛에서 그녀는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임경아는 즉시 그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알겠어요, 갈게요."
그녀는 손을 꽉 쥐고는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무표정한 얼굴로 뒷좌석에 앉았다.
남태우는 빠른 속도를 내며 병원으로 향했다. 그 모습에 그녀는 그가 얼마나 민세라를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
임경아는 얼마나 손을 세게 쥐었는지 피가 나올 정도였다.
그들이 탄 차가 병원 문 앞에 도착하자 임경아는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는 문을 세게 닫으며 남태우를 보고 말했다. "이번이 마지막일 거에요."
멀어져 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의 눈빛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평생 주인에게 복종하던 고양이가 이제 발톱을 드러내고 자신의 주인에게 덤비려는 것 같았다.
임경아는 헌혈이 끝난 후 창백한 얼굴로 지혈 부위를 눌렀다. 사실 그녀는 빈혈이 있었으면 피 공포증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어느 누구에도 그 사실을 말한 적이 없었다.
전에 그녀의 부모가 찾아와 무릎을 꿇으며 임경호를 살려달라고 애원한 적이 있었다. 그녀의 혈액형은 민세라와 같은 RH 음성으로 민세라에게 헌혈을 하면 임경호를 구할 수 있다고 했다.
임경아는 극도로 아들을 편애하는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임경호는 달리 그녀에게 유일한 핏줄의 따뜻함을 가져다 주었다. 어릴 적 학교에서 우연히 불량배를 만났던 적이 있었을 때도 그는 그녀를 자신의 뒤로 보호하며 그녀를 지켜주었다.
"누나, 먼저가! 난 괜찮아!" 이 후 임경아가 다시 임경호를 찾기 위해 학교 골목으로 돌아갔을 때 이미 임경호는 피투성이가 된 채 누워있었다.
그 일로 임경아는 어머니에게 두들겨 맞게 되었다.
그래서 임경아는 남동생을 위해 민세라에게 자신의 피를 기증하는 것을 동의했다. 하지만 추가 조건으로 그녀는 남태우와의 결혼을 요구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그녀는 그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이젠 그 깊고 뜨거운 사랑이 더는 통제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잠시 후 그녀는 병실 앞에 도착했다. 402호 병실 글씨 아래는 민세라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녀는 문 앞에서 잠시 심호흡을 한 뒤 병실 문을 열었다.
그녀는 침대에서 혈액 투여를 받고 있었지만 상태는 그다지 심각해 보이지 않았다.
"왜 당신이 여기 온 거지? 태우 씨는 어디 있어?" 민세라가 퉁명스럽게 물었다.
"남태우 씨가 당신을 사랑하는 걸 알면서도 그가 도망갈까 봐 두려운 건가요?" 임경아는 민세라에게 다가가 가방 속 이혼 증명서를 꺼내 보여주었다. "이제 나와 남태우 씨는 끝난 사이에요. 즉 이게 마지막 헌혈이 될 거라는 거죠. 앞으로 당신이 죽든 말든 저희와 아무 상관 없어요."
나은별은 첫날밤을 어느 낯선 남자와 보내게 되었다. 뜨겁고 열정적인 시간을 보낸 후 다음날 아침 나은별은 자신이 이복언니의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누가 알았으랴. 지금 눈 앞의 숨 막히게 잘 생긴 남자가 재벌집 후계자라는 것을. 최한결은 처음으로 어떤 여자에게 관심이 생겨 주체할 수 없이 끌리게 되었다. 그녀의 당황한 눈빛을 보고 책임지겠다고 결혼 요청을 했지만 무정하게 거절당했다. 거절도 처음이었다. 최한결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도망가는 여자의 뒷모습을 지켜봤다. 상대방을 호빠의 남자로 생각한 나은별은 바로 선을 그으며 집으로 도망갔다. 그런데 이복언니와 새엄마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내 계획이 실패하다니! 나은별, 이번에 어떻게 도망갈지 두고 보자고." 두 사람은 그녀를 늙고 변태적 성향이 있는 남자에게 시집을 보내 마지막 가치를 싹싹 모아 쓰려는 생각이었다. 게다가 나문일도 그 제안에 동의한 것이다. 이런! 세상에 친딸을 직접 지옥으로 보내는 아버지가 또 있나? 빠르게 생각을 정리한 후 그녀는 스피드 결혼을 하려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최한결을 만나게 되는데...
결혼한 지 3년, 그는 밤낮으로 그녀의 몸을 탐했지만, 마음엔 항상 그의 첫사랑을 품고 있었다 . 그녀는 열심히 이부인 역할에 최선을 다하여 이 성관계만 있고 사랑이 없는 결혼을 지키려고 했다. 드디어 그녀가 임신을 하게 되었고 사랑하는 남편은 그녀를 직접 수술대에 올려놓았다. "고현아, 아이와 당신, 둘 중에 하나만 살수 있어. "고현아의 마음이 산산조각이 났고 절망적인 나머지 그를 떠났다. 다시 만났을 때, 그녀는 완전히 환골탈태하여 모두를 놀라게 했다! 쓰레기 같은 전남편은 무릎을 꿇고 빌기 시작하였다. "현아야, 집에 가자. " 고현아는 여유로운 미소를 짓으며 한마디만 남겼다."미안,남자한테 관심없어."
일방적인 헌신으로 지난 10년동안,초설아는 정규환을 위하여 모든것을 다 바쳐서 희생했지만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블랙코미디일 뿐이라것을 생각지도 못했다. 법원에서 이혼하는 날까지 정규환은 초설아를 귀찮은듯 거들떠보지도 않으며 차갑게 말했다."니가 무릎 꿇고 나에게 진심으로 빌며는 다시 되돌릴 기회를 줄수도 있어." 초설아는 시원하게 싸인하고는 홀가분하게 정씨가문을 떠났다. 3개월후. 초설아는 당당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는데 그녀는 LX의 배후 실제대표이자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베일에 싸인 디자이너이며 몸값이 100억을 넘는 광산업 사장이다. 정씨 가문에서 모두가 무릎을 굻고 그녀에게 용서를 빌며 재결합을 요청했다. 초설아는 업계에서 소문만 들어도 모두가 두려워하는 주대표의 품에 안겨 눈섭을 치켜들고 냉소를 지었다."지금의 난,더이상 니들이 넘볼수 있는 존재가 아니야."
어두운 골목길에서 만난 상처투성이 남자. 그의 정체는 무엇일까? 일반 외출을 끝마친 심윤희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익숙한 골목길을 지나가다가 피비린내에 걸음을 멈추게 되었다. 잘생긴 남자가 몸을 움츠리고 벽에 기대 쓰러져있는 것이다. '지씨 가문의 가주! 지한성!' 얼굴을 확인한 심윤희는 바로 마음속으로 이번 치료의 이익에 대하여 빠르게 계산하고 있었다. 경성을 뒤흔들 수 있는 이 남자, 잔혹한 수단으로 잔인한 악마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이 남자. 그런데 이 남자는 그녀를 쉽게 놔줄 것 같지 않았다. 친아빠와 계모의 계략하에 하마터면 죽을 목숨이 될 뻔한 심윤희가 또한 지한성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이렇게 오고 가는 정에 두 사람은 합작하기로 결정했고 그러던 중 서로에 대한 마음이 생기게 되며 그 마음이 주체할 수 없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지 대표님께서 여자에 관심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럼 한 번 확인해 보실래요?" 그러면서 남자의 뜨거운 입김이 그녀의 귀를 스쳐지나갔다.
강희진은 그녀가 얌전하기만 하면 언젠가는 정태호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가 그리워하던 첫사랑인 심율이 돌아오자 모든 것이 변했다. 강희진은 정말 착하다. 그녀는 혼자서 결혼식을 올렸고 외롭게 혼자서 수술실에 누워 응급 치료를 받았다. 외부에서는 그녀가 미쳤다는 소문이 무성했는데 사실 그녀는 정말 미쳤다. 미치지 않고서야 이렇게 부끄러움도 모르고 한 남자를 이토록 사랑할수 없을 것이다. 돌연 사람들은 모두 강희진이 불치병에 걸려 죽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이예 정태호는 완전히 통제력을 잃었다."난 니가 죽는 걸 허락하지 않아!" 하지만 그녀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너무 좋네요.이제 편할것 같아요. "그렇다, 강희진은 더 이상 그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신부 필요하세요? 우리 결혼해요." 홍경인이 권준호를 보자마자 한 소리였다. 신랑이 결혼식 날에 신부를 버리고 애인을 찾으러 갔다니? 홀로 결혼식장에 버려진 홍경인은 이처럼 창피하고 억울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때... 옆 결혼식장에서 신부가 도망쳤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홍경인은 휠체어에 앉은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고민한 후 결심을 한 듯 당당하게 걸어갔다. 남자는 여자의 해맑은 표정을 보며 프로포즈에 동의했고 간단하게 결혼식을 진행한 다음 혼인신고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남자가 최고의 재벌집 후계자 권준호였다고? 이 사실을 진작에 알았다면 양아치처럼 프로포즈를 하지 않았을텐데... "부인, 이젠 후회해도 반품은 안 돼." 연약해 보이는 남자가 갑자기 휠체어에서 일어나 홍경인에게 다가왔다. "준호 씨, 당신... 일어설 수 있는 거예요?" 무심해 보이는 남자가 이렇게 따뜻하고 부드러울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