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당신 기술이 이렇게 좋은데 2년 동안 소남주는 당신을 경험해보지도 못하고. 지금쯤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고 있지 않을까요?"
침실에서 상의를 벗은 남자가 탄탄한 근육을 드러내며 침대 머리맡에 기대앉아 한 손으로는 여자의 허리를 감싸 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요망한 것. 소남주가 울고 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오늘 당신을 울릴 거야."
침실 문 앞에 선 소남주는 문틈으로 결혼 2년 차 남편 육시훈과 그가 친구라고 부르는 황경희가 한창 뜨거운 밤을 보내고 있는 모습을 지켜봤다.
여자의 신음 소리와 육체가 부딪히는 소리가 소남주의 귀를 파고들어 그녀의 심장을 갈기갈기 찢어 놓았다.
소남주는 침착하게 휴대폰을 꺼내 동영상을 녹화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거짓말과 속임수로 시작된 결혼이라면, 그녀도 이 개 같은 연놈들을 지옥으로 떨어뜨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은 그녀는 방금 녹화한 동영상을 클라우드에 백업한 뒤, 조용히 몸을 돌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육시훈은 그동안 온갖 핑계를 대며 그녀와 잠자리를 거부했다.
그의 말은 모두 거짓말이었다.
그들의 결혼도 가짜였다.
육씨 그룹이 최근 채무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들은 그녀는 오늘 은행에 몰래 가서 그에게 돈을 송금해 주려고 했다.
하지만 거액을 송금하려면 혼인신고서가 필요하다는 말에, 그녀는 우연히 그들의 혼인신고서가 가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육시훈의 진짜 아내는 그의 소꿉친구인 황경희였다.
두 손을 꼭 움켜쥔 소남주는 온몸이 떨리는 것을 주체하지 못했다.
한참 지나서야 뒷마당으로 나온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중후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소남주는 코끝이 시큰해 나는 것을 느꼈다.
"남주야, 일주일 뒤에 열릴 연회 준비는 이미 끝났어. 아빠 엄마가 육씨 그룹에 20억짜리 계약 두 건을 준비했으니, 그때 육씨 그룹은 호시 상업계에서 선두를 달리는 그룹이 될 거야. 네가 경시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했으니, 육씨 그룹이 잘 발전하면 너도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거야."
소남주는 손톱으로 손바닥을 세게 꼬집고 나서야 눈물을 참을 수 있었다.
은행에서부터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눈물을 참은 그녀는 육시훈을 찾아 모든 것을 따지려고 했다. 어쩌면 그에게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마지막 희망을 품고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저 철저하게 속아 넘어간 바보였다.
"오빠, 프로젝트는 다 취소해. 연회는 예정대로 진행하고. 육씨 그룹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육씨 그룹을 완전히 망하게 할 거야."
진남수는 그녀의 목소리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바로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 "남주야, 육시훈 그 자식이 너를 괴롭혔어? 오빠한테 말해. 오빠가 대신 복수해 줄게."
그는 처음부터 육시훈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육시훈과 소남주의 부부 관계가 좋지 않다는 소식도 들었다.
하지만 소남주가 육시훈을 좋아했기에, 그는 어쩔 수 없이 참아야만 했다.
그런데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소남주는 마음속에 따뜻한 기운이 피어 오르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살짝 저었다.
"아니야. 내가 직접 해결해야 할 일이야."
전화기 너머에서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진남수의 칭찬이 들려왔다.
"네가 빨리 정신을 차려서 오빠는 정말 기뻐. 육시훈은 좋은 사람이 아니야."
아무도 몰랐다.
지난달...
그녀의 친부모가 갑자기 그녀를 찾아왔다.
그녀는 자신이 고아원에서 입양된 고아가 아니라 경시의 재벌 가문인 진씨 가문의 아가씨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에게는 부모님과 네 명의 오빠가 있었다.
진씨 가문은 그녀가 육시훈과 이혼하고 진씨 가문으로 돌아와 공주처럼 지내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녀는 육시훈을 위해 진씨 가문의 제안을 거절했다. 기회를 봐서 육시훈에게 사실을 말하고 그가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소남주는 쓴웃음을 지었다.
육시훈을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오빠는 조사만으로 육시훈의 본성을 쉽게 꿰뚫어 봤다.
하지만 그녀는 육시훈과 5년 동안 함께 지내고 나서야 그의 본성을 알아차렸다.
정말 어리석은 짓이었다.
"남주야, 네가 어렸을 때 혼약을 한 사람이 있었어. 며칠 뒤에 그 사람도 호시에 올 예정이야. 오빠가 미리 만날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 줄게. 육시훈과 이혼하고 바로 그 사람과 결혼하면 돼. 그 놈은 육시훈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야."
소남주는 이마를 짚었다.
진남수는 듬직하고 성숙해 보였는데, 결혼에 대한 관념은 왜 이렇게 개방적인 걸까?
설마 그녀를 정략결혼시키려는 걸까?
그녀는 바로 거절했다.
"오빠, 당분간은 연애하고 싶지 않아. 그 사람도 만나지 않을래."
진남수는 그녀에게 강요하지 않고 몇 마디 더 나눈 뒤 전화를 끊었다.
소남주가 거실 소파에 한참을 앉아 있자, 2층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남녀의 야릇한 웃음소리도 함께 들려왔다.
"시훈 씨, 당신 정말 대단해. 당신의 여자가 된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야."
소남주가 뒤를 돌아보자 황경희가 육시훈의 품에 안겨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녀의 목에는 선명한 키스 자국이 남아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고 아래층으로 내려왔고, 옷은 이미 엉망이었다.
"쾅!"
소남주가 소파 옆에 놓인 탁자를 세게 걷어차자 큰 소리가 났고, 두 사람은 깜짝 놀라 그제야 그녀를 발견했다.
황경희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더니 육시훈의 품에서 내려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소남주에게 다가갔다.
"남주야, 왔어? 내가 실수로 옷을 더럽혔는데 시훈 씨가 손님방 화장실이 너무 작다고 나를 안방에 데려가서 거기서 씻고 옷을 갈아입었어. 남주야, 괜찮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