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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로는 부적합한 마피아 아내

후계자로는 부적합한 마피아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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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2인자인 내 남편이, 그의 후계자를 낳기에 내 유전자가 부적합하다고 통보하던 날. 그는 내 대역을 집으로 데려왔다. 나와 같은 눈을 가졌지만, 멀쩡한 자궁을 가진 대리모를. 그는 그녀를 ‘그릇’이라 불렀다. 하지만 내연녀처럼 대동하며 내게서 등을 돌렸다. 파티장에서 그녀를 지키려다 내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도 외면했고, 한때 내게 약속했던 제주도 빌라에서 둘만의 미래를 은밀히 계획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아내는 순순히 떠나지 않는다. 그저 ‘사라질’ 뿐이다. 나는 그가 공들여 쌓아 올린 파멸 속으로 그를 밀어 넣고, 나 자신의 증발을 연출하기로 결심했다.

목차

제1화

조직의 2인자인 내 남편이, 그의 후계자를 낳기에 내 유전자가 부적합하다고 통보하던 날.

그는 내 대역을 집으로 데려왔다.

나와 같은 눈을 가졌지만, 멀쩡한 자궁을 가진 대리모를.

그는 그녀를 ‘그릇’이라 불렀다.

하지만 내연녀처럼 대동하며 내게서 등을 돌렸다.

파티장에서 그녀를 지키려다 내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도 외면했고, 한때 내게 약속했던 제주도 빌라에서 둘만의 미래를 은밀히 계획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아내는 순순히 떠나지 않는다.

그저 ‘사라질’ 뿐이다.

나는 그가 공들여 쌓아 올린 파멸 속으로 그를 밀어 넣고, 나 자신의 증발을 연출하기로 결심했다.

제1화

강채원 POV:

남편이 내게 그의 후계자를 낳을 수 없는 몸이라고 말한 그날, 그는 나의 대체품을 소개했다.

나와 같은 눈, 같은 머리색을 가졌지만, 기능하는 자궁을 가진 여자를.

화요일이었다.

서울 강남의 하늘은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고, 우리 펜트하우스 안에서 들끓는 폭풍을 예고하는 듯했다.

백이현은 통유리창 옆에 서 있었다. 도시의 불빛을 등진 그의 실루엣은 권력과 냉혹한 통제력 그 자체였다.

가족이 운영하는 비밀 클리닉에서 마지막 검사 결과가 나온 이후, 그는 내게 손끝 하나 대지 않았다.

“미토콘드리아 결함이래, 채원아.”

그의 목소리는 내가 절실히 원했던 위로 대신, 감정이라곤 찾아볼 수 없이 메말라 있었다.

“순수한 혈통이 전부라는 거, 당신도 알잖아.”

알고 있었다.

나, 강채원이라는 여자가 백씨 가문에 시집와 조직의 부회장, 백이현의 아내가 된 날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나의 존재 이유는 단 하나.

후계자를 낳아 이현의 입지를 굳건히 하는 것.

지난 5년간, 나는 그 임무에 실패했다.

이제 그의 아버지, 백도훈 회장이 죽어가고 있었다.

그의 마지막 명령은 가족 전체에 사형 선고처럼 울려 퍼졌다.

1년 안에 후계자를 낳을 것.

그렇지 않으면 백이현은 부회장 자리에서 박탈당하고, 대한민국 최대 조직인 백호파의 리더 자리는 그의 사촌에게 넘어갈 터였다.

그건 죽음보다 더한 운명이었다.

“그래서, 해결책을 찾았어.”

이현이 창가에서 몸을 돌리며 말했다.

그의 말은 무언의 끝을 고하며 공기 중에 무겁게 내려앉았다.

그가 문 쪽으로 턱짓하자, 잠시 후 한 여자가 걸어 들어왔다.

그녀의 이름은 서아라였다.

그녀는 나의 그림자이자, 더 저렴하고 거친 버전의 나였다.

같은 검은 머리, 같은 푸른 눈.

하지만 수년간의 발레로 꼿꼿한 내 자세와 달리, 그녀의 자세는 반항적으로 구부정했다.

날것 그대로의 절박한 야망이 그녀의 눈빛에서 헤엄쳤다.

그녀는 우리 집을 경외심이 아닌, 계산적인 시선으로 훑어보았다.

“이 여자가 아이를 가질 거야.”

이현은 묻지 않고, 통보했다.

“이건 가문의 일이야. 거래일 뿐이지. 그녀는 단지 그릇에 불과해.”

그릇.

내가 낳아줄 수 없는 후계자를 담을 그릇.

무감각했던 내 마음에 날카롭고 고통스러운 희망이 스쳤다.

어쩌면 이게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가문을 위해서. 이현을 위해서.

“아이가 태어나면,”

그는 옆에 선 여자를 무시한 채, 내게 시선을 고정하며 말을 이었다.

“그녀는 사라질 거야.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갈 거고.”

하지만 ‘원래’라는 건 이미 산산조각 나 있었다.

그는 늦게 귀가하기 시작했다.

아라의 안전을 위해,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감시해야 한다는 핑계를 댔다.

우리의 5주년 결혼기념일이 왔고, 또 그렇게 지나갔다.

나는 혼자였다.

몇 년 전 그가 선물했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응시했다.

이제는 거짓말처럼 느껴지는 약속의 상징이었다.

나는 내 인생에서 유령이 되어가고 있었다.

서서히 무너져 내리는 왕국에서, 자리를 잠시 맡아두는 여왕처럼.

첫 번째 균열은 일주일 후 거대한 심연이 되었다.

자선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검은색 세단이 내 차 조수석을 들이받았다.

사고가 아니었다.

경쟁 조직이 보낸 메시지, 백씨 가문의 힘을 시험하는 도발이었다.

이마가 찢어져 피를 흘리며, 나는 충격에 휩싸여 이현에게 전화했다.

받지 않았다.

그의 전화는 곧장 음성 사서함으로 넘어갔다.

‘오메르타’, 침묵의 규율 때문에 일반 병원에 갈 수는 없었다.

나는 직접 차를 몰아 가문의 비밀 응급 클리닉으로 향했다.

의사가 내 머리를 꿰매는 동안, 남편의 침묵은 아스팔트 위 타이어 마찰음보다 더 요란하게 내 귀를 때렸다.

마침내 펜트하우스로 돌아왔을 때,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침실로 들어선 순간, 심장이 멎었다.

내 화장대 위, 샤넬 No.5 향수병 옆에 립스틱 한 개가 놓여 있었다.

내가 절대 바르지 않을, 저렴하고 야한 빨간색이었다.

그 립스틱 자국이 하얀 대리석에 번져 있었다.

서아라.

그녀가 여기 왔었다.

내 방에. 내 사적인 공간에.

이현이 지휘해야 할 백씨 가문의 철옹성 같은 보안이, 그가 ‘그릇’이라 부른 여자에 의해 뚫린 것이다.

하지만 진짜 진실은 한 달 후 파티에서 드러났다.

시내의 한 프라이빗 클럽에서 열린, 가문의 가장 중요한 사업 파트너들을 위한 공식적인 모임이었다.

이현은 완벽한 주인이었다.

내 허리를 소유욕 넘치게 감싸고, 대중을 향해 미소를 고정했다.

하지만 그의 눈은 다른 곳을 향해 있었다.

나는 잠시 숨을 돌리려, 어둑한 테라스로 피했다.

그때, 개인 사무실의 열린 문틈으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자신의 전략기획실장인 민 실장과 이야기하고 있었다.

“미치겠어, 민 실장.”

이현의 목소리는 내가 몇 년간 들어보지 못한 감정으로 거칠게 들떴다.

“그 여잔 불같아. 진짜 살아있다고. 차가운 조각상 같은 게 아니라…”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었다.

“제주도 빌라 말이야.”

이현이 말을 이었다.

“준비해 둬. 아이가 태어나면, 그녀랑 아이를 거기서 살게 할 거야.”

그 빌라.

우리의 10주년 기념일에 내게 약속했던 곳.

*우리를* 위한 장소였다.

손이 떨리며 빈 잔이 놓인 쟁반을 쳤다.

유리잔들이 돌바닥 위로 떨어지며 산산조각 났다.

이현과 민 실장의 대화가 뚝 끊겼다.

잠시 후, 이현이 문가에 나타났다. 그의 얼굴은 당황으로 굳어 있었다.

“채원아. 여기서 뭐 해?”

“그 여자, 누구야, 이현 씨?”

나는 속삭였다.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가 내 팔을 잡아끌며 쉿 소리를 냈다.

“아라는 여기 없어. 당신 아무것도 못 들은 거야. 민 실장,”

그가 어깨너머로 으르렁거렸다.

“이 대화는 없었던 일이야.”

그는 나를 끌고 갔다. 그의 손아귀 힘에 멍이 들 것 같았다.

그날 밤, 그가 잠들었다고 생각했을 때, 나는 그의 서류 가방에서 암호화된 태블릿을 꺼냈다.

비밀번호는 여전히 내 생일이었다.

그 아이러니가 씁쓸했다.

화면 속에 그녀가 있었다. 서아라.

수십 장의 사진.

그의 차에서 웃고 있는 모습.

우리의 침대가 아닌 곳에서 그의 셔츠를 입고 있는 모습.

그리고 마침내, 나는 보고야 말았다.

‘제주’라고 이름 붙여진 폴더를.

그 안에는 아기방의 설계도면이 있었다.

나를 배제한 삶의 청사진이었다.

완벽한 조각상은 마침내 금이 갔다.

그리고 나는 알았다.

그냥 떠날 수는 없다는 것을.

우리 세계에서, 부회장의 아내는 그냥 떠나지 않는다.

사라질 뿐이다.

하지만 나는 또 다른 희생자가 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퇴장을 연출할 것이다.

그가 그토록 배신하려 했던 가문의 명예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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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제21화   11-07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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