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나는 월영 팩의 알파 강태준의 운명의 짝이자 루나였다. 하지만 그 5년 내내, 그의 심장은 다른 여자, 윤세아의 것이었다.
우리의 공동 생일날, 내 희망의 마지막 끈이 끊어졌다. 나는 세아가 화려한 은빛 드레스를 입고 중앙 계단을 내려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가 나를 위한 깜짝 선물이라고 약속했던 바로 그 드레스였다. 팩의 모든 구성원 앞에서, 그녀는 그에게 다가가 뺨에 입을 맞췄다.
그는 늘 세아가 자신의 보호가 필요한 연약하고 상처 입은 늑대라고 주장했다. 몇 년 동안, 나는 그의 거짓말을 믿었다. 그가 나의 꿈을 그녀에게 가져다주는 동안 나는 그의 무관심을 견뎠다. 그는 나에게 텅 빈 루나라는 직함만 남겨둔 채, 몰래 그녀의 생일을 축하했다.
내가 그에게 따져 물었을 때, 그는 내 고통을 무시했다.
"쟤는 이해를 못 해."
부서진 각인을 통해 그의 목소리가 내 머릿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는 세아에게 불평하고 있었다.
"운명의 짝이라는 이름으로 날 옭아맬 수 있다고 생각하나 봐. 숨 막혀."
그가 숨이 막힌다고? 그의 냉대 속에서 질식해 죽어가고 있던 건 바로 나였다. 그는 내 짝이 아니었다. 그는 비겁자였고, 나는 여신이 그에게 강요한 감옥일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연회장을 걸어 나왔고, 나중에는 그의 인생에서 걸어 나왔다. 나는 공식적으로 그를 거부했다. 우리 사이의 각인이 산산조각 나자, 그는 마침내 패닉에 빠져 재고해달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나는 더 이상 그의 감옥이 되기를 거부했다.
제1화
서혜인 POV:
월영 팩 본성의 대연회장은 거대한 벽난로에서 피어나는 소나무 향과 연회 테이블의 통돼지 구이 냄새로 가득했다. 오늘은 연례 축제일이자, 나와 세아의 생일이었다.
또한 달의 여신이 알파 강태준을 내 운명의 짝으로 선언한 지 5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5년, 그 모든 세월이 마치 다른 사람의 삶을 빌려 사는 듯한 기분이었다. 매년, 그의 눈은 군중 속에서 세아를 먼저 찾아냈다.
내 안의 늑대가 안절부절못하며 서성거렸다. 불안감에 찬 낮은 울음소리가 가슴속에서 진동했다. 그가 보이지 않았다. 춤추는 팩 구성원들 사이를 수십 번 훑어보았지만, 태준은 어디에도 없었다.
익숙하고 날카로운, 차가운 공포가 위장 속에서 피어올랐다. 나는 축제 분위기에서 슬쩍 빠져나왔다. 부드러운 실내화는 차가운 돌바닥 위에서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어디를 찾아야 할지 알고 있었다. 알파의 서재.
묵직한 참나무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굳이 귀를 댈 필요도 없었다. 그가 그토록 원망하는 우리의 각인, 그 희미하고 갈라진 연결을 통해 그의 사적인 마인드 링크의 메아리를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오직 알파만이 내릴 수 있는 특권, 그의 생각 속으로 들어가는 직통 회선이었고, 그는 그것을 그녀와 사용하고 있었다.
"조금만 더, 나의 작은 불꽃."
그들의 정신이라는 공유된 공간 속에서, 그의 목소리는 낮고 은밀한 속삭임이 되어 독처럼 내 안으로 스며들었다.
"자정 종이 울리는 순간, 내 목소리가 네가 가장 먼저 듣는 목소리가 될 거라고 약속할게. 네게 생일 축하 인사를 건네는 첫 번째 알파가."
숨이 턱 막혔다. 날카롭고 희망에 찼던 기억 하나가 눈앞에서 번쩍였다. 2주 전, 영지에서 가장 좋은 양장점. 그는 달빛을 가둔 듯 반짝이는 화려한 은빛 드레스를 들어 보였다. "축제 때 널 위한 깜짝 선물이 있어, 혜인아." 그의 눈에 드물게 온기가 스치며 그가 말했다. "올해는 다를 거야."
나는 그를 믿었다. 바보같이, 나는 그 작은 희망의 불씨가 불길로 자라나도록 내버려 뒀다. 올해는 그가 마침내 나, 그의 운명의 짝, 그의 루나를 봐줄 거라고 생각했다.
이제, 그의 서재 밖에 서서, 나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 드레스, 약속, 깜짝 선물—그것은 결코 나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전부 세아를 위한 것이었다.
우리 사이의 부서진 각인이 그의 불만으로 고동쳤다. 그의 말은 오직 그녀만을 위한 쓰디쓴 불평이었다. "쟤는 이해를 못 해." 그가 투덜거렸고, 나는 그가 나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운명의 짝이라는 이름으로 날 옭아맬 수 있다고 생각하나 봐. 숨 막혀."
그가 숨이 막힌다고? 나는 어쩌고? 5년 동안 나는 그의 무관심 속에서 익사하고 있었다.
"축제가 끝나면, 네 침소로 갈게." 그가 세아에게 약속했다. 그의 목소리는 다시 역겹고 달콤한 온기로 부드러워졌다. "날 위해 그 드레스를 입어줘."
내 안의 무언가가 산산조각 났다. 내가 붙들고 있던 마지막 희망의 끈이 마침내 끊어졌다. 나는 그의 사랑이 아니었다. 사실, 나는 그의 루나조차 아니었다. 나는 장애물이었다. 여신이 그에게 강요한 감옥이었고, 세아는 그의 반항이자, 뒤틀린 자유의 상징이었다.
나는 뻣뻣한 동작으로 문에서 돌아섰다. 심장은 가슴속에서 얼음덩어리가 되었다. 자정 종이 울리기 시작할 때, 나는 다시 대연회장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리고 그녀가 거기 있었다. 윤세아. 반짝이는 은빛 달빛에 휩싸인 채 중앙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내 드레스. 그녀는 마지막 계단에서 멈춰 서서, 의기양양한 미소를 입가에 띠고는, 방금 어둠 속에서 나타난 태준에게 똑바로 걸어갔다. 팩 전체 앞에서, 그녀는 발끝으로 서서 그의 뺨에 입을 맞췄다.
고통스러운 신음이 내 늑대에게서 터져 나왔다. 오직 나만이 들을 수 있는 순수한 고뇌의 소리였다. 나는 턱을 치켜들고, 방 건너편의 태준과 시선을 마주쳤다. 그는 놀란 듯 보였고, 죄책감의 그림자가 그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가 이내 반항심으로 바뀌었다.
좋아. 마음껏 반항해 보시지.
나는 팩 전체에 마인드 링크를 열었다. 내 목소리는 차갑고 명료했다. 축제의 잡담을 꿰뚫는 단 하나의 생각.
"비겁한 놈. 너나 가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