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년간, 내 인생은 내 것이 아니었다. 그건 모두 강도준의 것이었다. 열여섯, 나는 어머니의 암 치료비를 위해 그의 집안에 팔려 갔다. IT 재벌가의 후계자인 그의 말동무로, 비서로, 그리고 결국엔 그의 연인으로.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첫사랑 김지아가 돌아왔다. 그는 그녀와 결혼하겠다며 내게 이별금으로 수십억을 제안했다. 내 12년 인생의 값이었다.
지난 12년간, 내 인생은 내 것이 아니었다. 그건 모두 강도준의 것이었다. 열여섯, 나는 어머니의 암 치료비를 위해 그의 집안에 팔려 갔다. IT 재벌가의 후계자인 그의 말동무로, 비서로, 그리고 결국엔 그의 연인으로.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첫사랑 김지아가 돌아왔다. 그는 그녀와 결혼하겠다며 내게 이별금으로 수십억을 제안했다. 내 12년 인생의 값이었다.
지난 12년간, 내 인생은 내 것이 아니었다.
그건 모두 강도준의 것이었다.
열여섯, 나는 어머니의 암 치료비를 위해 그의 집안에 팔려 갔다.
IT 재벌가의 후계자인 그의 말동무로, 비서로, 그리고 결국엔 그의 연인으로.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첫사랑 김지아가 돌아왔다.
그는 그녀와 결혼하겠다며 내게 이별금으로 수십억을 제안했다.
내 12년 인생의 값이었다.
제1화
지난 12년간, 서은하의 인생은 그녀의 것이 아니었다.
그건 모두 DS 그룹의 후계자, 강도준의 것이었다.
모든 것은 그녀가 열여섯 살 때 시작되었다.
아버지의 건설 회사는 부도 직전이었고, 어머니는 희귀 암 진단을 받았다.
천문학적인 치료비는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짐이었다.
이기적이고 나약했던 아버지는 이 비극 속에서 기회를 보았다.
IT 제국을 건설한 재벌가, DS 그룹에서 막내아들 도준의 말동무를 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당시 열세 살이었던 도준은, 어머니를 잃은 충격으로 엇나가는 잘생겼지만 불안정한 소년이었다.
그의 가족은 그를 안정시켜 줄 누군가를 원했다.
나이보다 성숙하고, 똑똑하며, 인내심 강한 사람을.
아버지는 그녀를 팔았다.
가족을 위해, 어머니의 목숨을 위한 희생이라고 포장했다.
아픈 아내를 이용해 딸을 감정적으로 협박했고, 겁에 질린 열여섯의 은하는 결국 동의했다.
DS 그룹은 아버지의 빚을 갚아주고 어머니의 병원비를 모두 지불했다.
그 대가로, 은하는 도준의 그림자가 되었다.
그의 말동무, 과외 선생, 그리고 보호자.
나이가 들면서 그 경계는 흐려졌다.
그녀는 그의 개인 비서가 되어, 그의 혼란스러운 삶과 회사에서의 역할을 관리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술과 실연에 취한 그가 그녀를 침대로 끌어들였다.
그녀는 그의 연인이 되기도 했다.
그저 업무의 연장선일 뿐이었다.
그녀는 영리하고, 강인하며, 현실적이었다.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고, 그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외부 세계에 그녀는 IT 제국 후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헌신적인 여자로 비쳤다.
모두의 착각이었다.
은하는 강도준을 사랑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의 본모습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자신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미성숙하고 소유욕 강한 소년.
그는 그녀의 변함없는 존재가 계약이 아닌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라 믿으며, 그녀를 당연하게 여겼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집착하고 있었다.
김지아.
그의 어린 시절 첫사랑.
놓쳐버린 그녀.
몇 년 동안 그는 그녀에 대해, 그녀의 순수함과 상냥함에 대해, 그리고 그녀가 떠나기 전 나눴던 완벽하고 이상적인 사랑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제, 지아가 돌아오고 있었다.
은하는 도준의 메일함에서 항공권 예약 확인 메일을 발견했다.
김지아. 내일 도착.
그날 밤, 그의 펜트하우스 공기는 광적인 에너지로 가득했다.
옷가지가 바닥에 어지럽게 널려 있었고, 빈 술병들이 커피 테이블을 뒤덮고 있었다.
도준은 폭풍처럼 움직였다.
방 안을 서성이고, 옷장에서 무언가를 꺼냈다가 다시 던져버리기를 반복했다.
그는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은하의 신경을 긁는 명랑하지만 음정 나가는 소리였다.
그가 멈춰 서서 그녀를 돌아보았다.
눈까지 웃고 있지는 않은, 넓고 소년 같은 미소였다.
그는 그녀를 붙잡아 거칠고 소유욕 가득한 키스를 퍼부었다.
그의 손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헝클고 등을 쓸어내리며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애정이 아닌 소유를 확인하는 키스였다.
그녀는 지난 12년간 모든 것을 견뎌냈듯, 그 키스를 견뎌냈다.
그가 물러섰다.
그의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뺨에 닿았다.
“그녀가 돌아와, 은하야.”
그의 목소리는 지난 몇 년간 들어본 적 없는 흥분으로 떨렸다.
“지아가. 드디어 돌아온다고.”
은하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그저 마음속에서 조용히, 마지막 ‘딸깍’ 소리가 났을 뿐.
이것이 끝이었다.
그녀의 형기가 끝나는 순간.
도준은 그녀의 평온한 얼굴을 보고 그것을 수용의 의미로 착각했다.
그는 안도감에 환하게 웃었다.
“네가 이해해 줄 줄 알았어.”
그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넌 항상 가장 이해심이 많았으니까.”
칭찬의 말이었지만, 은하에게 그것은 자신을 가둔 감옥의 창살이었다.
“나, 그녀와 결혼할 거야, 은하야. 어릴 때부터 사랑했어.”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지난 10여 년간 그들 사이에 암묵적인 진실이었던 그 말을.
은하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그녀는 어두운 불빛 속에서 그의 시선을 마주했다.
“알아.”
그녀의 차분한 대답이 그를 기쁘게 하는 듯했다.
그는 그것을 그녀의 헌신, 그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물러나겠다는 의지의 증거로 보았다.
“물론, 넌 내가 책임질게.”
그의 말투가 비즈니스처럼 변했다.
“집 한 채. 차 한 대. 그리고 수십억. 네가 평생 편안하게 살 수 있을 만큼 줄게.”
그것은 퇴직금이었다.
그녀의 12년 인생에 대한 황금 낙하산.
“알았어.”
그녀가 말했다.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의 눈에 읽을 수 없는 무언가가 스쳤다.
그는 다른 반응을 원했던 것 같다.
눈물, 어쩌면.
아니면 싸움.
그녀가 신경 쓴다는 것을 증명할 무언가를.
“그래도 내 비서는 계속해 줄 거지?”
그가 그녀의 팔을 꽉 잡으며 물었다.
“나 너 필요해. 너 없으면 나 아무것도 못 하는 거 알잖아.”
그녀는 그의 팔에 놓인 손을 내려다보고, 다시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아니, 우리의 계약은 끝났고, 나는 마침내, 축복처럼 자유로워졌다고 말하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그의 전화가 울리며 그 순간을 깨뜨렸다.
화면에 이름이 떴다.
‘김지아’.
도준의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그녀에게 보였던 소유욕은 눈 녹듯 사라지고, 부드럽고 열망에 찬 미소로 대체되었다.
그는 마치 뜨거운 석탄이라도 만진 듯 은하를 놓아주었다.
“지아야.”
그가 부드러운 애무 같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공항이야? … 아니, 당연히 안 바쁘지. 지금 가는 중이야.”
그는 전화를 끊고 차 키를 집어 들었다.
은하에게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이것 좀 치워줄래?”
그가 문을 향해 달려가며 어깨너머로 소리쳤다.
“늦게 들어올 거야.”
문이 쾅 닫히고, 은하는 갑작스럽고 귀가 먹먹한 정적 속에 남겨졌다.
그녀는 한동안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그러고 나서, 그녀의 삶을 규정했던 체계적인 효율성으로 펜트하우스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가 벗어 던진 옷을 줍고, 빈 병들을 모으고, 끈적한 표면을 닦았다.
익숙하고 무심한 일상이었다.
집이 흠잡을 데 없이 깨끗해졌을 때, 그녀는 침실로 갔다.
그녀는 옷장 한쪽을 열고 작은 더플백을 꺼냈다.
이곳에서 진정으로 그녀의 것인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몇 벌의 옷, 낡은 책 한 권, 그리고 어머니의 빛바랜 사진 한 장.
어머니는 두 달 전에 돌아가셨다.
어머니의 죽음은 조용하고 슬픈 일이었지만, 은하에게는 해방이기도 했다.
그녀를 도준에게 묶어두었던 주된 족쇄가 부서진 것이다.
그녀의 전화가 울렸다.
아버지였다.
“은하야! 도준 군에게 전화 왔다. 너한테 집이랑 50억을 준다면서! 세상에, 우리 이제 평생 먹고 살 걱정 없겠다! 네 동생 사업도 드디어 확장할 수 있겠어!”
그의 목소리는 들떠 있었고, 그녀의 속을 뒤집는 탐욕으로 가득했다.
은하의 목소리는 감정 없이 차가웠다.
“그 돈, 아버지랑 아무 상관없어요.”
“무슨 소리야?”
아버지가 버럭 소리쳤다.
“당연히 상관있지! 가족을 위한 거잖아! 네 희생에 대한 대가라고!”
“제 희생은 끝났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얼음장 같았다.
“계약은 엄마 병원비 때문이었어요. 엄마는 돌아가셨고. 계약은 종료된 거예요.”
“은하야, 바보 같은 짓 하지 마!”
그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변했다.
“그를 떠날 순 없어! 내가 허락 못 해! 네 엄마 병원비를 누가 냈는지 잊지 마!”
그것이 그의 마지막 발악이었다.
마지막, 비참한 죄책감의 공격.
하지만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엄마는 돌아가셨어요, 아빠. 아버지의 협박도 엄마와 함께 죽었어요.”
은하가 차분하게 말했다.
“전 자유예요.”
그녀는 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전화를 끊고 그의 번호를 차단했다.
그리고 동생의 번호도 차단했다.
그녀는 전화기에서 유심 카드를 뽑아 반으로 부러뜨리고, 조각들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끝이었다.
그녀는 12년 전 그날을 떠올렸다.
거짓 슬픔의 가면을 쓴 아버지의 얼굴, 이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하던 모습.
이미 쇠약해진 어머니가 침대에서 흐느끼던 모습.
그리고 열여섯의 은하가, 그들을 구하기 위해 종신형에 동의하던 모습.
DS 그룹은 신중했다.
자선 행사에서 도준과 ‘우연히’ 만나도록 주선했다.
그녀는 그의 취향, 싫어하는 것, 감정적 유발 요인에 대해 교육받았다.
그녀는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그는 상처받고 분노한 소년이었다.
그는 즉시 그녀에게 매달렸다.
그녀는 그의 폭풍 속 고요함이었다.
그는 모든 것에 그녀를 필요로 했다.
아침에 깨워주고, 옷을 골라주고, 약속을 상기시켜주고, 어머니에 대한 슬픔이나 지아에 대한 그리움이 너무 커질 때 그를 달래주는 것까지.
“지아는 지금 나 쳐다보지도 않을 거야.”
지아의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 간 후, 초기에 그는 그녀에게 울부짖곤 했다.
“그녀는 완벽했어, 은하야. 모든 것이었어.”
은하는 돈을 받고 들어주는 상담사로서, 올바른 말들을 해주었다.
그녀는 그의 열병 같은 사랑이 소년의 환상, 기억에 대한 집착이라는 것을 꿰뚫어 보았다.
지아가 고등학교 남자친구와 헤어진 날 밤, 도준은 필름이 끊길 정도로 술을 마셨다.
그는 은하의 방으로 비틀거리며 들어왔다.
그의 눈은 그녀를 향한 것이 아닌 고통으로 이글거렸다.
그는 반쯤 흐느끼고, 반쯤 요구하며 그녀에게 달려들었고, 그들의 관계는 마지막,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었다.
다음 날 아침, 그는 그녀에게 한 짓이 아니라 자신의 나약함에 대한 공포의 표정으로 깨어났다.
“도와줘, 은하야.”
그가 애원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네가 필요해.”
그래서 그녀는 머물렀다.
12년 동안, 그녀는 그의 반석, 그의 비서, 그의 연인이었다.
모두가 그녀를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여자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저 돈 잘 버는 죄수일 뿐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나의 직업.
그리고 그것은 그녀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고되고 영혼을 갉아먹는 일이었다.
어머니의 죽음은 가슴 아팠지만, 예상치 못한 열쇠였다.
그것은 그녀에게 필요한 마지막, 조용한 허락이었다.
어머니가 그녀에게 단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것, 자유를 남겨준 것이었다.
장례식 다음 날, 은하는 DS 그룹 본사로 걸어 들어갔다.
인사팀으로 가서 정식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녀의 동료인 박선아는 충격을 받았다.
“그만둔다고요? 은하 씨, 안 돼요. 도준 이사님, 은하 씨 없으면 무너질 거예요.”
“다른 사람이 배우겠죠.”
은하가 차분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이사님 결재를 받아야 해요. 절대 허락 안 하실 텐데.”
은하는 그저 절차대로 처리해달라고 지시했다.
사직서는 다른 일상적인 서류 더미와 함께 전자 결재를 위해 도준의 태블릿으로 전송되었다.
그날 저녁, 그는 지아의 귀환을 축하하는 호화로운 파티에 있었다.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웃고 마시며, 그는 서류들을 조급하게 넘기며, 하나하나 쳐다보지도 않고 ‘승인’을 눌렀다.
그는 자신의 파멸을 승인하고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여동생의 계략에 빠져 원나잇을 하게 되었고, 그 일로 인해 아이를 갖게 되었다. 4년 후, 아이와 함께 돌아온 그녀의 삶에 매력적이지만 다소 권위적인 한 남자가 등장했다. 그를 처음 본 순간부터 왠지 낯이 익었지만, 왜 그런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다. 그러다 아들이 그 남자 옆에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본 순간, 모든 것이 분명해졌다.
【농사/공간/나쁜 남자/갑부/달콤한 사랑 이야기】 방예슬은 영천 공간을 손에 쥐고 현대에서 한의원을 열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치열한 경쟁도 없고, 과도한 근무도 없으며, 먹고 마시는 걱정 없이 돈이 쌓여갔다. 그러나 어느 날 잠에서 깨어보니 다른 세상의 가난한 산골 마을 소녀의 몸으로 바뀌어 있었고, 게다가 가뭄까지 겹쳐 눈을 뜨자마자 팔려가게 생겼다. 다행히도 그녀를 산 집안은 예상과 달리 그녀를 학대하지 않고 보물처럼 귀하게 여겼다. 옷과 음식이 부족하고 가뭄이 심한 이 시대에 방예슬은 은혜를 갚기로 결심했다. 시 어머니가 중병에 걸렸다고? 작은 문제다. 그녀는 약초를 캐서 영천에 담그고, 순식간에 병을 낫게 했다. 집에 먹을 것이 없다고? 작은 문제다. 그녀는 사냥에 동참하여, 사냥감이 행운처럼 그녀에게 찾아왔다. 고기만 먹고 채소가 없어 영양실조라고? 작은 문제다. 영천의 물 한 방울이면 어떤 식물도 자라게 할 수 있어, 채소와 과일이 풍성하게 자라나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친척들이 그들의 잘 사는 모습을 보고 시샘이 나서 트집을 잡아? 작은 문제다. 그녀는 전투력이 최고인 남편을 불러 그들을 혼쭐을 내주었다. 뭐라고? 남편이 어떻게 그렇게 말을 잘 들을 수 있냐고? 종우혁은 불타는 눈빛으로 다가와 말했다. "여보, 당신이 원하면 내 목숨도 바칠 수 있어. 당신만 평생 내 곁에 있을 수 있다면..."
임신 4개월 차, 미래를 꿈꾸던 사진작가인 나는 상류층의 베이비 샤워 파티에 참석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남편 최진혁을 보았다.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그를. 심지어 갓 태어난 아기를 ‘자신의 아들’이라 소개하면서. 세상이 무너져 내렸다. 감당할 수 없는 배신감의 급류가 나를 덮쳤다. 진혁은 내가 ‘그저 감정적일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그 말에 고통은 몇 배로 증폭되었다. 그의 내연녀 유세라는 내 임신 합병증에 대해 진혁과 상의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나를 조롱했다. 급기야 내 뺨을 때렸고, 그 충격에 숨이 멎을 듯한 끔찍한 경련이 일었다. 진혁은 그녀의 편을 들었다. 사람들 앞에서 나에게 망신을 주며 ‘그들의’ 파티에서 떠나라고 소리쳤다. 이미 한 가십성 온라인 뉴스에는 그들이 ‘그림 같은 가족’으로 포장되어 기사가 올라오고 있었다. 그는 내가 돌아올 거라고 확신했다. 내가 그의 이중생활을 받아들일 거라고. 친구들에게는 내가 ‘드라마퀸’이지만 ‘결국엔 항상 돌아온다’고 떠들었다. 그 뻔뻔함, 계산된 잔인함, 그리고 세라의 소름 끼치는 악의. 그 모든 것이 내 안에서 생전 처음 느껴보는 차갑고 단단한 분노를 지폈다. 어떻게 그렇게 눈이 멀었을까. 몇 달 동안 나를 가스라이팅하며 다른 가정을 꾸린 남자를 어떻게 그렇게 믿었을까. 하지만 변호사 사무실의 푹신한 카펫 위에서 그가 내게 등을 돌렸을 때, 내 안에서 새롭고 결코 부서지지 않을 결심이 굳어졌다. 그들은 내가 부서지고, 버려지고, 쉽게 조종할 수 있는 여자라고 생각했다. 가짜 별거에 순순히 동의할 ‘이성적인’ 아내라고. 그들은 몰랐다. 나의 조용한 수용은 항복이 아니었다. 그것은 전략이었다. 그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을 산산조각 내겠다는 조용한 약속이었다. 나는 더 이상 ‘다뤄지지’ 않을 것이다. 이해하지 않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끝내고, 그들의 완벽한 가족 놀음이 잿더미로 변하는 것을 똑똑히 지켜보게 할 것이다.
진짜 상속녀가 나타나자마자 쫓겨난 김이서는 친부모의 비좁은 슬럼가 빌라로 돌아가 수억 원의 청구서를 받았다. 그러나 그녀는 굴하지 않고 숨겨진 정체를 드러내며 운명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큰 오빠가 사업하다가 사기 당했다고?"그녀는 큰오빠에게 조 단위의 대기업을 선물했다. "둘째 오빠가 연예계에서 봉쇄당했다고?"그녀는 이미지 손상된 배우 오빠의 모든 오명을 씻어주고 그를 스타덤으로 밀어 올렸다. "셋째 오빠가 남의 디자인을 카피했다고?"그녀는 국제디자인협회를 불러와 셋째 오빠의 디자인을 인정받았다. 날이 갈수록 부와 명예가 쌓이자, "진짜" 상속녀가 다시 그녀의 삶에 나타나서 또 피해자 코스플레이를 하고 있었다. 이에 지친 김이서는 세계 1위 부자인 신분을 털어놓고 그들과 그만 놀아주기로 했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그녀를 끈질기고 미친 듯이 쫓아다니는 조폭 보스를 떨쳐낼 수 있을지, 그녀는 도통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첫 번째 삶에서 나는 강성 그룹의 사랑받는 양녀였다. 완벽한 세 오빠는 내게 애정을 쏟아부었고, 첫사랑 강지혁은 세상이라도 가져다줄 듯 약속했다. 하지만 모든 것은 거짓이었다. 그들이 대저택에 불을 질렀을 때, 그들은 정원에 서서 내가 불타는 것을 지켜봤다.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그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어차피 고아 주제에.” “몇 년 동안 사랑하는 척하느라 피곤해 죽는 줄 알았네.” 불 속으로 뛰어든 유일한 사람은 강태건, 모두가 나를 싫어한다고 말하던 차갑고 무뚝뚝한 작은아버님뿐이었다. 그는 무너지는 지붕 아래에서 나를 끌어안고 속삭였다. “내가 함께 있어.” 그는 나를 위해 죽었다. 내 세상은 그들의 애정이라는 완벽하고 끔찍한 거짓말 위에 세워져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다시 깨어났다. 화재가 일어나기 일주일 전, 변호사 사무실에서. 수조 원대 재산을 상속받으려면, 유언장에 따라 세 오빠, 즉 나를 죽인 살인자 중 한 명과 결혼해야만 한다. 변호사가 내 선택을 물었을 때, 나는 미소 지었다. “저는 강태건 님을 선택하겠습니다.”
황당한 하루밤을 보낸 뒤 베갯머리에 순금으로 된 카드 한 장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그녀는 혼란에서 깨어나기도 전에, 보안 요원한테 절도죄로 구금되었다. 수갑이 채워지려 할 때, 그 미스터리한 남자가 다시 나타났다. 그는 그녀의 임신 검사 보고서를 움켜쥐고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내 아이를 임신했어." 그리고 헬리콥터로 대통령궁에 끌려가고 나서야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날 밤의 원나잇 연인이 이 나라에서 가장 존귀한 남자였다는 것을!
눈이 많이 내린 한겨울. 목운산장 뒷산 깊은 골목에 무정하게 버려진 한 여인의 모습. 사마음, 마(魔)의 음(音)이란 뜻을 땄다. 그녀의 이름. 몸이 땅과 부딪치는 순간, 사마음은 눈을 번쩍 떴고 이어 몸에서 전해지는 통증에 그녀는 현실이라는 자극을 받게 되었다. "나, 환생한 거야?" 전생의 사마음은 질식하여 죽게 되었다. 상서부의 첫째 딸인 사윤설이 돌아온 후, 둘째 소저인 사마음은 모든 사랑을 잃게 되었다. 이야기는 길었다. 아무튼 사마음 악몽같은 삶은 사윤설이 상서부로 들어온 그 순간부터 시작되었고 오늘은 전생에 사윤설의 계략에 빠져 다리가 부러진 날이었다. 하얀 눈은 소리없이 내리고 있었다. 숨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움직일 수 없는 무력감에 사마음의 마음은 점점 차가워졌다. "사마음!!!" 그때 누군가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사마음은 마지막 힘을 다하여 응하였다. "여기요!" 장화가 눈을 밟는 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졌고 큰 그림자가 눈 앞을 가렸다. "어쩌다... 자신을 이리도 불쌍하게 만든 것이냐." 그러면서 남자는 떨리는 손을 내밀어 조심스럽게 사마음을 품에 않았다. 이혁! 이름난 간신. 전생에도 이 남자는 그녀를 조심스럽게 품에 안고 수많은 화살에 찔려 목숨을 잃게 되었다. 이렇게 다시 만나다니. 사마음은 그의 소매를 꽉 잡았다. 그 동작에 이혁의 마음은 급격히 조였고 빨개진 눈으로 사마음을 바라보며 말했다. "걱정 말거라, 내가 널 지킬 것이니." '이번 생은 내가 널 지킬 것이야.' 사마음의 결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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