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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비밀 아내, 그리고 공개된 치욕

그의 비밀 아내, 그리고 공개된 치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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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은 나를 방 안으로 떠밀었다. 자살하겠다고 난동을 부리는 VIP 환자를 처리하라는 거였다. 그녀의 이름은 한세라. 약혼자 때문에 히스테리를 부리고 있는 유명 패션 인플루언서였다. 하지만 그녀가 눈물 흘리며 보여준 사랑하는 남자의 사진 속에서, 내 세상은 산산조각 났다. 그는 내 2년 차 남편, 현우 씨였다. 사고로 기억을 잃은 그를 내가 발견했고, 그는 다정한 건설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사진 속 그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초고층 빌딩 앞에 서 있는 냉혹한 재벌 총수, 권지혁이었다. 바로 그때, 진짜 권지혁이 걸어 들어왔다. 내 연봉보다 비싼 명품 수트를 입은 채로. 그는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스쳐 지나가 한세라를 품에 안았다. "자기야, 나 왔어." 내가 힘든 하루를 보냈을 때 그가 내게 속삭여주던 그 깊고 부드러운 목소리 그대로였다. "다시는 네 곁을 떠나지 않을게. 약속해." 그는 내게도 수백 번이나 똑같은 약속을 했었다. 그는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오직 그녀만을 사랑한다고 선언했다. 오직 단 한 명의 관객, 바로 나를 위한 연극이었다. 기억을 잃었던 시간 동안의 우리의 결혼 생활, 우리의 모든 삶이 철저히 묻어버려야 할 비밀이라는 걸 보여주는 잔인한 연극. 그가 그녀를 안고 방을 나설 때, 그의 차가운 눈이 마지막으로 나와 마주쳤다. 메시지는 분명했다. '넌 이제 지워져야 할 오점일 뿐이야.'

목차

제1화

원장님은 나를 방 안으로 떠밀었다. 자살하겠다고 난동을 부리는 VIP 환자를 처리하라는 거였다. 그녀의 이름은 한세라. 약혼자 때문에 히스테리를 부리고 있는 유명 패션 인플루언서였다.

하지만 그녀가 눈물 흘리며 보여준 사랑하는 남자의 사진 속에서, 내 세상은 산산조각 났다. 그는 내 2년 차 남편, 현우 씨였다. 사고로 기억을 잃은 그를 내가 발견했고, 그는 다정한 건설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사진 속 그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초고층 빌딩 앞에 서 있는 냉혹한 재벌 총수, 권지혁이었다.

바로 그때, 진짜 권지혁이 걸어 들어왔다. 내 연봉보다 비싼 명품 수트를 입은 채로.

그는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스쳐 지나가 한세라를 품에 안았다.

"자기야, 나 왔어."

내가 힘든 하루를 보냈을 때 그가 내게 속삭여주던 그 깊고 부드러운 목소리 그대로였다.

"다시는 네 곁을 떠나지 않을게. 약속해."

그는 내게도 수백 번이나 똑같은 약속을 했었다.

그는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오직 그녀만을 사랑한다고 선언했다. 오직 단 한 명의 관객, 바로 나를 위한 연극이었다. 기억을 잃었던 시간 동안의 우리의 결혼 생활, 우리의 모든 삶이 철저히 묻어버려야 할 비밀이라는 걸 보여주는 잔인한 연극.

그가 그녀를 안고 방을 나설 때, 그의 차가운 눈이 마지막으로 나와 마주쳤다.

메시지는 분명했다.

'넌 이제 지워져야 할 오점일 뿐이야.'

제1화

병원에 들어서자마자 들려온 건 한 여자의 비명이었다. 고통의 소리가 아니었다. 순수하고 절제되지 않은 분노, 주변 공기마저 숨 막히게 만드는 그런 종류의 광기였다.

익숙한 소독약과 낡은 서류 냄새가 복도 끝에서 터져 나오는 혼돈과 기묘한 대조를 이루는 가운데, 나는 책상에 가방을 내려놓았다.

"무슨 일이에요?"

불안한 듯 자기 사무실 밖을 엿보던 동료 민지 선배에게 물었다.

"모르는 게 나을 거예요."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속삭였다.

"VIP 환자예요. 아주 거물급."

날카로운 파열음이 뒤따랐다. 유리가 벽에 부딪혀 깨지는 소리였다. 비명은 더욱 거세졌다.

"그 사람은 내 거야! 그를 잃을 바엔 차라리 죽어버릴 거야!"

나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걸어갔다. 가장 큰 상담실 안, 명품 드레스를 입은 젊은 여자가 의자 위에 서서 깨진 화병 조각을 자신의 목에 겨누고 있었다. 얼굴은 눈물로 얼룩졌고, 비싼 화장은 엉망이었다. 아름다운 얼굴이었지만, 지금 그녀는 궁지에 몰린 짐승처럼 보였다.

"강 선생, 하느님 맙소사."

김 원장님이 창백해진 얼굴로 내게 달려왔다.

"강 선생이 맡아줘야겠어."

그는 나를 앞으로 떠밀었다.

"한세라야. 그 패션 인플루언서. 비서실에서 전화 왔는데, 여자 상담사랑만 얘기하겠다고 했대. 강 선생이 우리 병원 최고잖아."

한세라. 마트 잡지 표지에서 본 듯한 희미한 이름이었다.

"약혼자 때문에 저러는 거야."

김 원장님이 목소리를 낮춰 덧붙였다.

"그 유명한 JH 그룹 권지혁 회장."

심장이 멎었다.

권지혁.

내 남편 이름은 서현우다. 건설 현장 인부다. 소박하고, 다정하고, 세상 무엇보다 나를 사랑하는 남자. 우리는 시내 반대편 작은 빌라에 산다.

우연일 거야. 권 씨는 흔한 성이니까. 지혁이라는 이름은 드물지만, 그래도 가능성은 있다.

나는 그렇게 스스로를 타일렀다. 가슴속에 퍼지는 차가운 감각을 억누르려 애썼다. 그냥 이름일 뿐이야. 바보 같고 의미 없는 우연.

김 원장님이 내 손에 파일을 쥐여줬다.

"여기 환자 정보. 행운을 빌어."

나는 파일을 열었다. 손이 떨렸다. '약혼자 성명'란에, 차갑고 공식적인 글씨체로 인쇄되어 있었다.

권지혁.

숨이 턱 막혔다. 얼굴에서 피가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나는 억지로 평정을 유지했다. 나는 심리상담사다. 위기 상황을 다루는 전문가. 심호흡을 하고, 소박한 원피스를 매만진 뒤 방으로 들어갔다.

"세라 씨."

속으로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만, 내 목소리는 차분했다.

"저는 강서아라고 합니다. 우리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나를 본 순간, 그녀의 광적인 에너지가 바뀌었다. 눈 속의 야생적인 기운이 어린아이 같은 연약함으로 부드러워졌다. 그녀는 유리 조각을 떨어뜨렸고, 조각은 바닥에 부딪혀 요란한 소리를 냈다.

"서아 씨."

그녀는 의자에서 내려와 흐느끼며 내게 달려들었다. 내 목을 끌어안고 어깨에 얼굴을 묻고 통곡했다.

"저 좀 도와주세요."

나는 뻣뻣하게 굳은 채 그녀를 안았다. 그녀는 어린아이처럼 내게 매달렸고, 그 모습 전체가 원하는 건 뭐든 손에 넣고 살아온 인생을 비명처럼 외치고 있었다.

그녀는 뒤로 물러나 손등으로 눈물을 닦았다.

"지혁 씨 때문이에요. 요즘 너무 차가워졌어요."

그녀는 더듬거리며 휴대폰을 찾아 화면을 넘겼다.

"보세요."

그녀가 휴대폰을 들어 보였다.

"우리예요. 우리 정말 완벽하지 않아요?"

사진 속에는 한세라가 완벽하게 재단된 수트를 입은 남자의 뺨에 키스하고 있었다. 그는 웃고 있었고, 눈가가 접히는 방식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익숙했다.

내 현우 씨였다.

아니, 권지혁이었다. 그리고 그는 JH 그룹 로고가 선명한 초고층 빌딩 앞에 서 있었다.

"그는 날 정말 사랑해요."

한세라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지난 생일엔 개인 섬을 사줬어요. 날 위해 뭐든지 하겠다고, 온 세상을 다 주겠다고 했어요."

세상이 기울고 있었다. 발밑의 바닥이 꺼져 내리는 것 같았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뭔가 변했어요."

그녀의 얼굴이 다시 어두워졌다.

"그가 돌아온 후부터요. 한동안 실종됐었거든요. 2년 동안. 사고를 당해서 기억을 잃었대요. 마침내 돌아왔을 때, 그는… 달라졌어요. 더 차가워졌죠."

2년.

내가 현우 씨와 결혼한 시간과 정확히 일치했다.

진실이 물리적인 타격처럼 나를 덮쳤다. 폐에서 공기를 앗아가고, 텅 비고 아픈 공허함만 남겼다.

내 현우 씨. 내 다정하고 소박한 남편이 냉혹한 부동산 재벌, 권지혁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가 기억을 잃은 2년 동안 지켜온 비밀이었다.

기억 하나가 날카롭고 선명하게 떠올랐다.

2년 전. 비 오는 밤. 인적 드문 도로 위의 뒤틀린 폐차. 늦은 상담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길에 그것을 보았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나는 차를 세웠다. 머리에 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은 그를 발견했다. 신분증도, 휴대폰도 없었다. 그저 입고 있는 옷이 전부였다.

나는 의사가 아니라 상담사지만, 그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건 알았다. 나는 그를 가장 가까운 작은 병원으로 데려갔다. 진단 결과는 심각한 두부 외상으로 인한 완전 기억상실증이었다.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아무것도 몰랐다. 그는 남자의 몸을 한 어린아이처럼 길을 잃고 두려워했다. 나는 그에게 연민을 느꼈다. 그냥 내버려 둘 수 없었다. 경찰도 단서를 찾지 못했다. 그는 갈 곳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를 집으로 데려왔다.

나는 그에게 현우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아버지의 이름이었다. 소박하고, 강인한 이름.

내 작은 빌라 안에서 새로운 세상이 태어났다. 그는 내게 너무나 의존적이었고, 감사해했다. 그의 눈은 어디든 나를 따라다녔다. 그는 모든 것을 새로 배웠고, 나는 그의 스승이자, 안내자이자, 그가 기억하지 못하는 세상과의 유일한 연결고리였다.

우리의 관계는 빠르고 깊게 발전했다. 그는 너무나 솔직했고, 꾸밈이 없었다. 과거의 무게가 없었기에, 그는 순수한 애정 그 자체였다. 그는 나를 만난 날 자신이 태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를 위해 요리를 배웠다. 동네 건설 현장에서 일자리를 구했고, 굳은살이 박이고 흙먼지가 묻은 손으로 우리를 위해 돈을 벌어오는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단 한 송이의 완벽한 장미를 사주기 위해 몇 주 동안 돈을 모으곤 했다.

그는 숨 막힐 정도로 맹렬하게 나를 사랑했다. 그는 내가 자신의 태양이고, 달이고, 온 하늘이라고 말했다. 기억을 되찾지 못해도 상관없다고, 자신의 인생은 나로부터 시작되었으니까 괜찮다고 했다.

내가 그를 발견한 지 6개월 후, 그는 청혼했다. 반지는 없었다. 강가에서 주운 작고 매끄러운 돌멩이뿐이었다. 그는 우리 작은 거실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고, 그의 눈은 눈물로 빛나고 있었다.

"서아야."

감정에 북받친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나에겐 과거가 없지만, 내 모든 미래가 너와 함께이길 원한다는 건 알아. 나랑 결혼해줘."

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응'이라고 대답했다.

우리는 구청에서 작은 결혼식을 올렸다. 단둘이서.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었다.

결혼 첫해는 열정과 소박한 기쁨으로 정신없이 흘러갔다. 돈은 많지 않았지만, 우리에겐 서로가 있었다. 우리는 떨어질 수 없는 사이였다. 그는 나를 숭배했고, 나는 그를 사랑했다.

그러다 약 3개월 전, 그는 '일' 때문에 멀리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애매하게 말했고, 다른 지방에서 하는 큰 건설 프로젝트라고 했다. 그는 일주일 동안 자리를 비웠다.

그가 돌아왔을 때, 그는 달라져 있었다. 변화는 처음엔 미묘했다. 그는 더 과묵해졌고, 신체적 애정 표현이 줄었다. 그가 지어준 애칭으로 나를 부르는 것을 멈췄다. 그는 그냥 일 때문에 피곤하다고 말했다.

이제야 모든 게 보인다. 그 '일'은 일이 아니었다. 그의 기억이 돌아온 것이었다. 그가 자신의 진짜 삶으로 돌아간 것이었다. 권지혁의 삶으로.

그리고 우리의 삶, 우리의 결혼은 그 길 위의 일시적인 정류장이었을 뿐이다. 비밀. 불편한 존재.

한세라는 여전히 말을 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멀리서 윙윙거리는 소리처럼 들렸다. 내가 느낄 수 있는 건 차갑고 단단한 현실이 무너져 내리는 것뿐이었다.

"내 말 듣고 있어요?"

한세라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가 내 팔을 찔렀다.

"눈이 왜 그렇게 빨개요? 날 위해 울어주는 거예요? 내 인생이 정말 비극적이라고 생각하나 봐요."

그녀의 말은 터무니없이 아이러니해서 웃음이 나올 뻔했다.

갑자기 상담실 문이 벌컥 열렸다.

"세라야!"

권지혁이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는 내 연봉보다 비쌀 법한 명품 수트를 입고 있었다. 그는 강력하고, 위압적이었으며, 지난주에 우리 집 새는 수도꼭지를 고쳐주던 남자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그의 눈이 나를 발견했다. 아주 잠깐, 그의 눈에서 충격과 알아봄의 빛이 스쳤다. 그러다 이내 차갑고 단단한 가면으로 바뀌었다.

그는 나를 쏘아보았다. 그건 단순한 시선이 아니었다. 경고였다. 조용히 입 다물라는 잔인한 명령이었다.

그는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스쳐 지나가 한세라를 품에 안았다.

"자기야, 나 왔어. 괜찮아."

"지혁 씨!"

그녀는 그의 품에 안겨 녹아내리며 울부짖었다.

"왜 이렇게 늦었어요! 너무 무서웠단 말이에요."

"알아, 알아."

그가 중얼거렸다. 내가 힘든 하루를 보냈을 때 그가 내게 사용하던 그 깊고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다시는 네 곁을 떠나지 않을게. 약속해."

그 말들은 내 심장에 박히는 것 같았다. 그는 내게도 수백 번이나 똑같은 약속을 했었다.

그는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사랑해, 세라야. 오직 너뿐이야."

나는 고개를 돌렸다. 차마 볼 수가 없었다. 눈이 타는 듯했지만, 눈물이 흐르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그는 공개적인 선언을 하고 있었다. 오직 단 한 명의 관객, 바로 나를 위한 연극이었다. 그는 내게 내 자리를 보여주고 있었다.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는 한세라를 소중한 보물처럼 품에 안아 들었다. 그가 걸어 나가면서, 그의 차가운 눈이 그녀의 어깨 너머로 마지막으로 나와 마주쳤다. 메시지는 분명했다. '넌 이제 지워져야 할 오점일 뿐이야.'

나는 그들이 사라진 후에도 오랫동안 그 자리에 얼어붙어 서 있었다. 방은 다시 조용해졌고, 내 부서진 심장 소리만이 들려왔다.

나는 휘청거리는 다리로 책상으로 돌아갔다.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손이 너무 심하게 떨려서 잠금을 해제하는 데 세 번이나 걸렸다.

연락처를 스크롤해 몇 년 동안 전화하지 않았던 번호를 찾았다.

엄마였다.

두 번째 신호음에 엄마가 받았다.

"서아야? 너니, 얘?"

엄마의 목소리는 뚜렷했고, 희미한 유럽 억양이 섞여 있었다.

"엄마."

내 목소리는 막힌 속삭임 같았다.

"도움이 필요해요."

"물론이지, 아가. 뭐든지. 무슨 일이야?"

"저… 이민 가고 싶어요. 엄마한테 가고 싶어요. 최대한 빨리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네 남편은? 현우는 어쩌고?"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쓰리고 고통스러운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 사람은 안 가요."

짐을 챙겨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생각으로 병원을 나서려 할 때, 내 책상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고개를 들었다.

권지혁이었다. 그가 돌아와 있었다.

"얘기 좀 하지."

그의 목소리는 낮고, 어떤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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