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이 틀려?" 하지유는 그의 목젖을 살짝 깨물고는, 그의 귓가에 달콤한 숨결을 내뱉었다. "아니면, 그 발레의 여신한테만 서는 거야?"
육지훈의 마지막 남은 이성의 끈이 완전히 끊어졌다.
그는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거칠게 입을 맞췄다.
그것은 키스가 아니라 약탈이었고, 그녀를 자신의 몸속에 구겨 넣으려는 듯한 횡포였다.
하지유는 숨이 막힐 듯한 키스에 혀뿌리가 얼얼해졌다. 손으로 그의 가슴을 밀어내려 했지만, 오히려 손목을 붙잡혀 머리 위로 꺾이고 말았다.
"내가 되는지 안 되는지." 육지훈은 코웃음을 치며 한 손으로 그녀의 가운 끈을 거칠게 풀어헤쳤다. "직접 해보면 알겠지."
순간 차가운 바람이 스며들며, 미세한 떨림을 일으켰다.
하지유는 피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마친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 일을 하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그녀는 그 알량하고 우스운 자존심 따위는 진작에 내다 버렸다.
커튼이 꽉 닫히지 않아 도시 야경의 희미한 빛이 스며들었고, 매트리스가 푹 꺼졌다가 다시 튀어 올랐다.
하지유의 팔이 그의 어깨를 감싸 안았고, 그녀의 손톱이 그의 등에 붉은 자국들을 그어댔다.
남자는 조금의 자비도 없이, 힘껏 그녀의 몸속으로 밀고 들어갔다.
'아퍼!'
하지유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마치 풍랑 속에서 위아래로 요동치는 한 척의 조각배가 된 것 같았다.
땀방울이 남자의 탄탄한 가슴을 타고 흘러내려 그녀의 쇄골 위로 떨어졌고, 쾌감의 파도가 쉴 새 없이 밀려왔다.
...
얼마나 지났을까, 남자는 마침내 그녀를 놓아주고 일어나 욕실로 향했다.
욕실에서 물소리가 들려왔다.
하지유는 침대에 기진맥진하여 쓰러져 있었다. 온몸의 뼈가 산산조각 난 것 같았다.
그녀는 한참을 쉬고 나서야 겨우 일어나 휴대폰을 켰다. 화면은 아까 보던 뉴스 페이지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실시간 검색어 3위, 검색어 뒤에는 빨간색의 'HOT' 마크가 붙어 있었다.
#육씨 그룹 대표 육지훈, 발레의 여신 임연서와 심야 데이트. 호텔 동반 입장, 결혼 임박설#
첨부된 사진은 호텔 입구에서 찍힌 것이었다.
남자의 옆모습은 차가웠고, 여자는 그의 팔짱을 낀 채 함께 호텔로 들어가고 있었다.
댓글 창은 축제 분위기였다.
[임연서, 진짜 분위기 있다. 어릴 때부터 발레를 배워서 그런지, 사람 자체가 우아하고 고급스러워.]
[저 두 사람 지난번에도 사진 찍히지 않았나? 이번에 드디어 공개 연애하는 건가?]
제발 빨리 결혼해라, 나 현실 커플 덕질 좀 하게!]
하지유는 댓글을 하나하나 아래로 내렸다. 누군가 심장을 움켜쥐고 천천히 비틀어 짜는 것처럼 가슴이 답답해 숨을 쉴 수가 없었다.
3년 전, 하씨 가문은 육씨 가문과 정략결혼을 하려 했다.
그녀는 자신이 결혼할 사람이 육지훈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너무 기뻐서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
하지만 신혼 첫날밤, 남자는 그녀에게 차갑게 말했다.
"하지유, 난 평생 널 좋아할 일 없을 거야."
나중에야 그녀는 알게 되었다. 육지훈이 그녀와 결혼하기 전, 원래는 임연서와 결혼할 예정이었다는 것을.
그녀가 나타나는 바람에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게 된 것이었다.
지난 3년 동안 그녀가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직접 그의 옷을 다림질하고, 직접 삼시 세끼를 차려주며, 마치 하녀처럼 꼬박 3년 동안 그를 극진히 모셨다.
그녀는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그의 마음도 따뜻해지지 않을까?'
3개월 전, 임연서가 귀국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날 밤, 육지훈은 공항으로 마중을 나갔고 밤새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그 후, 임연서는 마치 가시처럼, 본래부터 유명무실했던 그들의 결혼 생활에 깊숙이 박혔다.
뱉어내려 해도, 뱉어낼 수가 없었다.
꼬박 반년 동안, 그녀는 그렇게 역겨움을 느끼며 참고 견뎌왔다.
오늘 오후, 휴대폰에서 그 실시간 검색어를 보기 전까지는 그랬었다.
사진 속에서 임연서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그녀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다정함으로 가득했다.
그 순간, 그녀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3년, 천여 번의 낮과 밤.
그녀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기다릴 수 없다면, 그만두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그만두기 전에, 그녀는 무언가라도 얻어내야 했다.
하지유는 성인군자가 아니었기에, 아무런 소리도 없이 조용히 떠나는 짓은 할 수 없었다.
그녀는 3년 동안 그의 앞에서 자신을 낮추고 비굴하게 비위를 맞췄는데, 그 여자가 돌아오자마자 그녀가 3년 동안 참아온 것들이 한낱 웃음거리가 되어버렸단 말인가?
대체 왜 그래야 한단 말인가.
그래서 이혼하기 전에, 그녀는 조금이라도 이자를 받아내야 했다.
비록 원망일지라도, 그녀는 그가 자신을 기억하게 만들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