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진주가 경성으로 돌아오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상공회의소에 몰래 들어가 연시혁을 만나는 것이었다.
그녀가 도착했을 때, 회관 안은 술잔이 오가고 있었고, 그녀는 구석에서 몰래 허 인턴을 찾았다.
"어디있어?"
"아직 안 보이네요. 하지만 제가 알아봤는데, 연시혁이 오늘 꼭 온다고 했어요."
허 인턴은 약간 흥분한 말투로 목소리를 낮춰 그녀에게 물었다. "업계에서는 다들 연시혁이 엄청난 미남이라고 하던데, 진주 언니, 이 연 총괄은 대체 어떻게 생겼을까요?"
"사람처럼 생겼겠지."
맹진주는 무표정한 얼굴로 흥미가 전혀 없는 것 같았다.
아무리 잘생겨도 그녀의 KPI를 채워줄 수는 없었고, 연시혁은 까다롭기로 유명했다.
그가 귀국한 후 잡지사에서 몇 번이나 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는데, 간신히 그의 허락을 받아 의향을 확정 지었지만, 그는 번번이 시간이 없다며 그녀에게 기다리라고만 했다.
그렇게 기다린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그녀가 직접 찾아가 비서에게 여러 번 말을 꺼냈지만, 비서는 반복해서 한마디만 했다. "연 총괄님이 바쁘십니다."
7년 전, 연씨 가문의 이 태자님은 한 인수 합병 건으로 유럽에서 순식간에 명성을 떨쳤고, 경성의 오래된 명문가인 연씨 가문이라는 든든한 배경까지 있었기에, 비록 그가 연씨 가문의 사생아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그의 지위, 신분, 수완을 생각하면 그는 제멋대로 굴 수 있는 자본이 충분했다.
그는 그녀를 바람 맞힐 수 있었지만, 맹진주는 잡지사의 단독 인터뷰를 처음 맡은 터라 이번 인터뷰가 매우 필요했다.
'산이 나를 보러 오지 않으면, 내가 산을 보러 가면 되지.'
연시혁이 상공회의소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맹진주는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그를 막아서기 위해 회관으로 왔다.
허 인턴이 또 무슨 가십거리를 이야기하려던 찰나, 바로 그때 상공회의소 전체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이어서, 서늘한 우드 향이 빈틈없이 스며들었다.
뭇사람들의 떠받듦 속에서 훤칠한 모습이 보였는데,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그 사람에게 쏠렸다.
"진주 언니, 연시혁이에요."
허 인턴이 그녀에게 말해주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었고, 몇 걸음 떨어진 남자의 모습을 똑똑히 본 순간 마른침을 삼켰다.
그러고는 몸이 그대로 굳어버렸고,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남자는 검은색 수제 정장을 입고 찬란한 조명 아래를 걷고 있었으며, 눈매에는 차분함과 서늘함이 가득했고, 눈부신 빛이 그의 윤곽을 날카롭고 돋보이게 그려내고 있었다.
사람들이 연시혁을 엄청난 미남이라고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7년 전, 그녀는 이미 이런 엄청난 미남을 본 적이 있었다.
다락방에서, 소파 위에서, 침대 위에서, 그녀는 그의 몸 위에 올라타 남들에게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그의 얼굴을 보며 놀라워하고 또 기뻐했었다.
"곽시혁, 넌 정말 잘생겼어."
'어떻게 그일 수가 있지?!'
하지만 그의 이름은 분명 연시혁이 아니었다.
맹진주의 마음속은 쿵 하고 무너져 내렸고, 목구멍이 무언가에 막힌 것처럼 메어와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머릿속에서 작은 빛들이 터지며, 비슷한 얼굴이 겹쳐졌다.
"엄마, 나 사랑에 빠졌어!!" 허 인턴은 여전히 흥분해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한참이 지나서야 맹진주는 간신히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았다. "여기는, 네가 먼저 지켜보고 있어."
그녀가 몸을 돌리는 순간, 연시혁이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그는 하객들이 가득한 곳을 지나며, 시선을 무심하게 한 방향에 떨어뜨렸다.
눈빛은 깊고 그윽한 우물처럼 서늘했다.
귓가에 비서의 목소리가 들려올 때까지 말이다. "대표님, 무슨 일이십니까?"
"아니야."
그의 목소리는 아주 담담했고, 시선을 거두는 순간 또다시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았다.